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올해 들어 13%가량 급등한 브렌트유가 수급 불균형으로 올 하반기에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렌트유는 지난 25일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125.47달러를 기록하며 2008년에 도달한 최고점인 배럴당 146.08달러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과 이란산 원유공급 감소 등의 여파로 시장불안이 증폭된 탓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급차질을 이유로 올해 유가 전망치를 속속 올려잡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앞서 제시한 120달러에서 배럴당 135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나이지리아와 예멘ㆍ수단 등 아프리카 산유국들이 생산감소에 나선 마당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사태가 빚어질 경우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뛰어넘어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언스트앤영 글로벌 오일섹터 책임자인 데일 니조카는 "이 같은 재앙이 전개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수급차질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세계 원유 및 액화연료 소비가 올 1ㆍ4분기 이후 3ㆍ4분기까지 하루 130만배럴가량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31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처럼 국제유가가 연일 치솟자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SPR) 방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의 유가 급등으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SPR 방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SPR 방출 가능성을 부인해온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특정 상황에서는 SPR를 방출할 수 있다"고 언급해 주목을 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