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의 패러다임이 직접에서 간접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다. 주식투자 계좌 수는 감소하는 반면 펀드 계좌 수는 가파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고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도 엇갈린 행보가 뚜렷하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주식투자에 이용된 계좌 수는 664만계좌로 1년 전의 727만계좌에 비해 8.7% 감소했다. 그러나 주식형과 혼합형 펀드 계좌 수는 86만계좌에서 141만계좌로 64%나 급증했다. 이중 주식형 펀드 계좌 수는 지난 2002년 말 21만계좌에서 2003년 말 19만계좌로 줄었다가 지난해 말에는 81만7,669계좌로 4배 이상 폭증해 간접투자로 발길을 돌린 투자자가 많았음을 반증했다. 개인들의 이 같은 이동은 지수 등락과 무관하게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올들어 이달 28일까지 57거래일 중 지수는 절반인 28일 하락했지만 주식형 펀드는 8일만 설정잔액이 감소했다. 최근 지수가 급락하면서 950선까지 하락했지만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며 10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고객예탁금은 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최근 10조1,000억원대로 낮아졌다. 주식형 펀드로 돈이 몰리면서 펀드규모도 커지고 있다. 22개 성장형 펀드 중 4,000억원을 넘는 곳이 2개, 1,000억원을 넘은 펀드도 14개나 된다. 박광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옮겨가는 개인투자자들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외국인에 의존하던 주식시장의 수급구조가 개인과 국내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식시장을 주도했고 보유비중도 사상 처음 40%를 넘겼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기관투자가는 보유비중을 15.6%에서 17.0%로 1.4%포인트 늘렸고 개인은 직접투자시장에서 퇴장하면서 보유비중을 20.8%로 2.6%포인트 줄였다. 개인 중에도 소액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두드러졌다. 전체 주식수 중 지분 1% 미만을 보유한 소액주주의 보유비중은 2003년 38.4%에서 지난해 말 36.7%로 줄어들었지만 최대주주의 보유비중은 44.9%에서 48.3%로 증가했다. 10만주 이상 보유한 주주 수도 1만9,000여명으로 1,000명 이상 증가하면서 시가총액 비중도 77.0%에서 80.2%로 높아졌다. 한편 투자자의 평균연령은 46.4세로 지난해보다 0.6세 높아졌고 보유한 평균 종목 수는 2.4개 종목으로 0.2개 종목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