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고 "이젠 돈 남아"

금리높아 돈몰려도 마땅한 운용처없어 고심지난 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진행된 예금인출 사태로 최악의 유동성 위기를 경험했던 상호신용금고가 최근들어 넘쳐 나는 여유자금을 굴릴 곳을 찾지 못해 허덕이는 정 반대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금고로 돈이 몰리는 반면 금융회사간 경쟁적인 대출 마케팅으로 그만큼 대출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일 상호신용금고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중 신용금고 1개사당 평균 예금액은 1,550억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기 전인 지난해 9월의 1,317억원 수준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5,000만원 이하 예금을 보장해주는 예금자 보호법을 버팀목으로 분산예치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은행권에 비해 예금 금리가 높아 고객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 1년 간 금고 수가 163개에서 125개로 40개 가까이 줄면서 금고업계 내부에서 고객의 예금 이동이 활발했던 것도 개별 금고의 수신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 9월 업계 여신평균은 1,193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9월 1,063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대율(대출/예금)도 지난 해의 80%대를 유지하지 못하고 올 초 75.8%로 떨어진 이후 계속 76%대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올 3월부터 본격화된 소액신용대출이 활성화 된 데 힘입어 근근이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올 초 정부의 대대적인 사채업자 단속과 소비자금융 시장의 성장으로 소액대출이 그나마 여신의 활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용금고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이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상품 하나만으로 여신운용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신용금고 경영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대출이나 유가증권 운용에 있어서 모든 금고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각종 규제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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