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깬 3월 수출 급감세에 중국 전문가들도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 2월의 경우 춘제(설)라는 계절적 변수가 있었지만 3월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에 비해 수요측면의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3월 수출지표 하락은 해석하기가 난감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3월 수출급감을 전년 수출지표의 왜곡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했다. 지난해 3월 수출이 10% 증가한 것은 수출대금으로 위장한 투기성 자금들이 수출액을 부풀리며 과다 계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3월 지역별 수출입 총액에서도 유럽·미국·일본·동남아 등이 모두 늘었지만 허위송장 창구로 알려진 홍콩은 33% 감소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RBS는 지난해 3월 수출액이 11.8%포인트 부풀려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고려할 경우 3월 수출은 5.2% 증가로 시장 전망치인 4.8%를 상회한다. 루이스 쿠지스 RBS 이코노미스트는 "발표된 수출지표가 그렇게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3월 수출감소를 지표 왜곡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3월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11.7%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1ㆍ4분기 중국 수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기계ㆍ전기제품 등 전통적으로 중국이 강세를 보인 노동 집약형 제품의 수출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1ㆍ4분기 대외무역의 56.9%를 차지하는 중국의 기계 및 전기제품 수출은 전년 대비 8.8% 하락했고 의류ㆍ방직품ㆍ신발 등도 2.7% 줄었다.
수입도 큰 문제다. 중국 내 신용여건이 악화되며 내수와 투자가 타격을 받고 있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당솽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대내외 수요가 약하다는 점이 걱정"이라며 "특히 중국정부가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 내수회복이 기대 이하라는 점은 성장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리 총리는 보아오포럼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 7.5%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목표인 7.5%보다 다소 높든지, 낮든지 간에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혼란이 빚어지지 않는다면 합리적 구간에 속하는 것"이라고 유연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리 총리는 "경제의 일시적인 파동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이고 강제적인 부양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