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치고 나간 박근혜 속 앓는 잠룡들

박근혜 정책硏 만들고 대권행보 시동 걸었는데…


與 김문수·오세훈·이재오… 공직에 있어 운신 폭 좁고
野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장외투쟁 하느라 엄두 못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을 2년 앞둔 시점에 정책 연구소를 가동, 사실상 조기 대권행보에 나서면서 여야 대권 경쟁 주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박 전 대표가 대권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반면 여야 경쟁 주자 자신들은 각각 이런 저런 이유로 대권행보에 발이 묶여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특히 가뜩이나 현재 지지율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박 전 대표의 대권 잰걸음이 '박근혜 대세론'으로 이어질지 경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등은 임기가 한참 남은 공직자로서 섣불리 대권행보에 나서기 어려운 처지다. 자칫하다간 "공직을 대권 도전에 이용한다"는 비난의 화살만 받을 수 있어서다. 야권 주자인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 정동영ㆍ정세균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당 지도부가 단일대오를 갖춰 장외에서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를 규탄하는 등 여권과 각을 세우고 있는 마당에 대권을 향한 '개인 플레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지난 17대 대선과 비교했을 때 박 전 대표는 10개월 일찍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쟁 주자들은 그가 신경 쓰이면서도 드러내놓고 대선행보를 할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오세훈 시장, 김문수 지사는 모두 재선으로 임기가 3년 6개월 남은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이들은 모두 성공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대선 발판을 마련한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한다. 하지만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서울시장 임기를 끝낸 터라 2006년 10월 대선을 14개월 앞두고 움직일 수 있었다. 두 사람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실제 김문수 지사는 얼마 전 자신의 팬클럽인'광교포럼'을 출범하려다 대선조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무기한 연기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김 지사의 한 측근 의원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대선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공"이라면서"당에 이미 정책위원회와 비전을 가진 인재들이 있는데 지금부터 당 바깥에 조직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또 다른 측근은"국민 입장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경제나 안보 같은 현안이지 대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시장도 시정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다. 오 시장의 측근 인사는"이미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전문가 및 참모 그룹이 형성돼 있다"면서"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생각은 없지만 오 시장은 복지에 앞서 경제 동력과 일자리를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재오 특임장관 역시 잠재적인 주자로 분류되지만 이명박 정부의 개국 공신으로서 차기 대권을 준비하기는 부담스럽다. 이 장관의 최측근 인사는"이 장관은 이명박 정부를 성공시키면 차기에 누가 한나라당에 올라타도 정권재창출이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고 한다"면서"주자가 대권행보를 한다고 지지율이 오르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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