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1년생이 새 대입제도에 반발하자 고2년생들도 "제도가 바뀌면서 재수가 불가능해졌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 등에는 "대학을 한방에 붙어야 하기 때문에 수능을 망치면 끝"이라거나 "우리가 입시를 치르는 2007학년도에는 재수생, 삼수생, 장수생까지 넘쳐 100만명이 응시할 것"이라는 고2년생 주장도 상당수 게재되고 있다.
따라서 고1에 대해서는 `저주받은 89년생', 고2는 `재수없는 88년생'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고 고1ㆍ고2 사이에 설전도 벌어지고 있는 실정.
교육부는 그러나 "학생부 성적 표기방식이 바뀌기는 하지만 재수생은 기존 성적으로 석차등급을 산출하면 되고 검정고시생은 지금과 비슷하게 수능 등급에 의한 비교 내신을 적용하면 돼 불리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고2, "우리도 불만 많아" = 현행 대입제도가 마지막으로 적용되고 `점수 부풀리기'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까지 시행중인 고2년생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고2년생은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입시제도가 바뀌면서 88년생들은 재수도 못하고 단 한 차례의 수능으로 대학을 한방에 붙어야 하기 때문에 절벽 끝에서 있는 처지"라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대입 수험생이 보통 60만명인데 2007학년도에는 재수ㆍ삼수ㆍ장수생이 몰려 100만명이 시험을 치를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며 "내신만 잘하면 되는 고1과 달리 우리는 수능과 내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2년생 학부모는 "`내신 부풀리기'를 막는다고 시험을 갑자기 어렵고 황당하게내 아이가 버거워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고2년생은 1년생들을 겨냥, "우리도 상대평가 체제가 도입돼 시험이 갑자기 엄청나게 어려워졌다"며 "같이 고생하는 마당에 `1년 먼저 태어났어야 한다'며 어이없는 소리 하지 마라"고 꼬집었다.
◆교육부, "재수 불리 없다" = 교육부는 고2년 불만도 새 대입제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막연한 불안감'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2008학년도 입시제도가 적용되는 올해 고1년생부터 학생부 성적 표기방식이 바뀌기는 하지만 고2년생의 학생부 성적도 새로운 방식에 맞춰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학별로 합리적 기준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시행하면 되지만 재수생은 학생부에 기재된 석차, 동석차, 재적수를 이용해 석차백분율을 구한 뒤 석차등급을 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어느 학생의 수학Ⅰ과목 석차가 `20(8)/500'(500명 가운데 20등이며 동점자가 8명이라는 뜻)으로 기재됐다면 새 대입제도에서는 동석차를 중간석차로 인정하기 때문에 23.5등이 되고 500명 가운데 4.70%에 해당해 석차2등급이 된다는 것.
석차등급제에서 1등급은 상위 4%이며 2등급은 그 다음부터 11%까지다.
교육부는 또 검정고시생은 학생부 성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각 대학이 수능등급에 의한 비교내신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