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포르투갈 결국 구제금융 신청

EU 브리지론 거부가 결정타… "예정된 수순" 시장은 무덤덤

포르투갈이 6일(현지시간)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포르투갈은 지난 1983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지 28년 만에 외부에 다시 손을 벌리게 됐으며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세 번째 회원국이 됐다. 글로벌 시장은 예상된 수순이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고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밤 TV로 생중계된 성명에서 "정부는 오늘 유럽연합(EU)에 금융지원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소야대인 포르투갈의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도 정부의 구제금융 신청을 지지했다. 전문가들은 포르투갈 정부가 전일 구제금융을 피할 마지막 방편으로 EU에 브리지론(단기자금 차입)을 신청했지만 단번에 거절당한 것이 이번 구제금융 신청의 결정타가 됐다고 분석한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즉시 환영 성명을 내고 "EU는 관련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구제금융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구제금융 규모 등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규모가 그리스(1,100억유로)와 아일랜드(850억유로)보다 적은 600억~800억유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8~9일 헝가리에서 열리는 EU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에서 포르투갈 구제금융 규모와 기간ㆍ금리수준 등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가 오는 6월 조기총선 때까지의 과도내각이기 때문에 최종 구제금융안은 새 정부가 들어선 후에야 확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양측 간 지루한 샅바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월까지 총 91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를 맞는 포르투갈 정부의 구제금융 신청은 사실상 시간문제일 뿐 이미 예고된 상태였다. 포르투갈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2월4일부터 두 달 넘게 '위험 수준'인 7%를 웃돌았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미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 수준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뉴욕증시는 6일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소식에 거의 반응하지 않았으며 유로화는 7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와 아일랜드는 물론 스페인의 CDS 프리미엄도 이날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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