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들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서늘해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쉰세대」라고 일컬어지는 40대 이상의 보통 분들이다. 현대인의 기본이라는 영어와 컴퓨터의 벽을, 새벽잠을 설쳐가며 통과한 일부 열혈파 쉰세대들도 거의 협박성의 인터넷·디지털 혁명 등에 관한 정보나 기사를 보고 나면 컴맹이 아닌 「넷맹」이란 소리를 들어도 아무런 할 말이 없게 되는 요즈음이다.IMF 이후 구조조정의 거친 파도를 이겨낸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결국 포기하고 마는 답답한 화두가 바로 디지털 혁명과 그 혁명이 가져올 멋진 신세계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야후코리아는 야후!의 한국 법인이며 세계적으로 19개국에 지사가 있고 전체 종업원이 약 1,600명 가량이다. 그중 아마 필자가 6번째 정도로 나이 많은(만 45세) 고령자다. 한국 인터넷 업계에서는 「박물관 학번」으로 불릴 정도니 우리 쉰세대의 답답함은 충분히 짐작될 것이다.
디지털 혁명이란 무엇일까. 디지털 오디오(CD)를 듣고,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로 영상을 찍고, 디지털(컴퓨터화된) 승용차를 몰고, CDMA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인터넷으로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꿈의 방송이라는 벽걸이 디지털 TV를 시청하면 그게 바로 멋진 신세계일까.
대체로 우리는 파악하기 어렵거나 이해가 안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애써 자위하며 무관심으로 포장하거나 부정적, 배타적인 자세를 보인다. 그러나 디지털사회는 애써 외면해도 될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이해는 필수다. 각 산업마다 디지털 세상의 미래는 그들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지털 형태로 바꿀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이란 단어는 딱딱하고 기계적이어서 다소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디지털이 만드는 세상이 여전히 인간이 중심인 우리의 생활이란 점을 이해한다면 디지털 혁명에 대한 이해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이제 인터넷과 디지털은 전화·TV·된장찌개처럼 우리의 삶 자체다.
쉰세대는 새로운 문화를 이해 해야 하며 디지털과 친숙해야 할 의무가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비, 도약의 토대를 후손에 만들어줘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쉰세대 여러분,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수출입국을 위해 밤낮으로 뛰었던 그 불굴의 의지로 다시 한번 디지털 혁명을 이해하고 뛰어 볼 용기를 가져 보십시오. 디지털의 세계는 멀리 있거나 별천지의 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 옆에서 놀고 있는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염진섭 야후코리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