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구조본 해체 의미와 파장(중)] 계열사 독립경영 대세로

LGㆍSK 그룹 등의 잇따른 구조조정본부 해체로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이 독립 채산제 및 경영 투명성 강화에 나설 경우 `형제관계`라고 봐주는 관행이 사라지는 동시에 독자생존이 어려운 계열사는 퇴출 수순을 밟는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구조본 폐지는 국내 경영 관행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LG 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던 LG전자가 LG카드에 대해 현행 지주회사법상 금지된 유상 증자는 물론 후순위채 매입 등의 지원도 거부한 게 대표적인 사례. 강유식 ㈜LG 부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계열사라도 종전의 상호 의존적 관계에서 탈피, 엄격한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는 독립적인 관계로 정립해 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구조본 해체를 계기로 독립경영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주주들의 감시와 시장의 요구`를 이유로 SK㈜의 SK글로벌에 대한 확약서 요구를 거절하는 한편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설치, 계열사와의 고리 끊기에 한창이다. 구조본 체제를 고집하는 삼성 역시 최근 계열사의 실적 평가 기준을 바꿔 다른 사업부나 계열사에 대한 사업 지원을 인정하지 않기로 하는 등 사업부간 무한경쟁을 유도키로 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는 물론 사업부마저 철저한 독립 채산제로 운영키로 함에 따라 다른 사업의 사정을 봐주는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도 국내 대기업들이 실질적인 독립경영을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당장 SK의 경우 대부분의 계열사 사업이 SK㈜와 SK 텔레콤과 얽혀 있어 계열사간 고리 끊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의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도 각 계열사의 파견 인력이 가세하고 있어 “지주회사 전환으로 이완된 계열사에 대한 지배 및 감사 기능을 담당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도 구조본의 존재 이유로 `계열사간 중복투자 방지`를 들고 있다. 즉 계열사 사업 및 인력 조정을 여전히 구조본이 담당하겠다는 얘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재벌 개혁 압력, 시민단체ㆍ주주들의 감시 등에 따라 대기업들도 싫건 좋건 선진형 지배 구조를 갖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계열사간 소유 및 지분 구조가 복잡하기 얽혀있는 한 본격적인 독립경영 체제 정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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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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