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자기자본거래 규제에 기관 투자심리 급랭

기관매물 폭탄… 코스피 1900선 붕괴

美 FOMC 2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도 높아져

무기력한 장세 이어질듯


외국인의 매도공세 속에 증시를 지탱했던 기관이 돌연 매물을 쏟아내면서 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만에 1,900선 아래로 밀려났다. 미국 금리인상을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금융당국의 자기자본 거래 규제 강화로 증권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54%(-29.49포인트) 하락한 1,886.04포인트에 장을 마치며 3일 만에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 1,900선 아래를 맴돈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이날 개인은 2,02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2,166억원, 외국인이 26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역대 3위에 해당되는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외국인(746억원)과 기관(1,099억원)이 매도물량을 쏟아내자 전일 대비 4.10% 급락한 650.45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하락은 미국 금리인상을 결정할 FOMC 회의를 2주 정도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관이 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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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번주 말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대한 경계감이 기관을 중심으로 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고용지표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휴장 중인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매도 규모를 키우는 주요 요인이 됐다. 이번 글로벌 증시하락의 주요 원인인 중국 증시가 다가올 월요일 개장 후 변동성 확대가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FOMC 회의가 열리는 17일로 고정돼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수급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망가진 상황에 개인마저 이를 받쳐줄 만한 체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 당분간 무기력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당국의 자기자본거래(프랍트레이딩) 규제가 기관들의 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권사나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자기 돈으로 매매할 경우 주식 매매 횟수를 하루 3회, 월 회전율을 500%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금융감독당국의 방침에 프랍트레이딩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 매물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기관 매도 중 가장 많은 물량은 금융투자(-734억원)에서 나왔다.

다음주 역시 미국 금리인상에 영향을 미칠 각종 지표 발표가 대기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일 중국의 8월 수출지표 발표에 이어 10일 중국 8월 물가지표, 중국 8월 통화공급지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환율 조정 효과가 수출에 나타날지 등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움직일 중요한 지표들이 다음주 몰려 있다"며 "지표 결과 발표를 앞두고 주식 비중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스러운 움직임이 커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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