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유럽산 수입차 가격의 실제 인하폭은 소비자들의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인하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는데다 차값에서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할인폭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한ㆍEU FTA의 발효에 맞춰 유럽산 수입차 업체들이 낮춘 자동차 가격은 할인율이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당 가격으로 하면 대부분 100만원 이하다. 푸조를 수입ㆍ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이달 초 출시한 508 모델에 관세인하를 적용해 약 60만원을 내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차종별로 판매가격을 평균 1.3% 인하했다. E300 엘레강스가 6,970만원에서 100만원 낮춘 가격에 팔리고 C200 CGI 블루 이피션시 모델은 4,630만원으로 60만원 내렸다. BMW코리아는 베스트셀링 모델인 528i를 100만원(1.45%) 내린 6,790만원에 판매하고 520d와 320d는 각각 90만원과 70만원 내리기로 했다. 포르쉐도 2011년형 911, 박스터, 카이맨, 카이엔, 파나메라 등 전 차종의 판매가격을 상대적으로 할인폭이 큰 평균 2.6% 낮추기로 했다. 아우디코리아도 이날 프리미엄 해치백 A3부터 세단, SUV, 고성능 스포츠카 R8까지 모든 차종의 가격이 모델에 따라 50만원에서 최고 370만원까지 가격을 내렸다. 대당 가격이 1억5,000만원을 넘는 벤츠 S클래스나 고성능 AMG 모델, BMW 7시리즈 등을 제외하고는 할인폭이 100만원을 넘는 차량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FTA로 EU 지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붙는 관세 8%(배기량 1.5L 초과 차량 기준)가 인하되지만 3년에 걸쳐 폐지돼 첫 해에는 관세가 5.6%까지만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차 가격에서 물류비용ㆍ금융비용ㆍ마진 등을 빼고 관세의 실질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따지면 실제 가격은 약 1.4%만 줄어들어 소비자들이 기대한 가격인하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원산지가 유럽이 아닌 일부 모델은 FTA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독일 등 유럽 자동차 회사의 차량이라고 해도 가격 인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차량 가격에서 차지하는 할인 금액이 미미할 수 있지만 부품 가격 인하 등을 감안하면 혜택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