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임금차 계속줄어 "2030년엔 되레 역전"미국 노동시장에서 여성 우위 시대가 도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남녀간 임금격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관리ㆍ전문직 분야에서는 조만간 여성 비중이 남성 비중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남녀간 임금격차 현저히 줄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미국의 여성 근로자들이 '동등 노동, 동등 임금(equal pay for equal work)'을 위해 수 십 년간 투쟁한 결과 남녀간의 임금격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남성 임금에 대한 여성 임금의 비율은 지난 70년대 시간 당 63%에 불과했으나 지난 89년 73%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78%까지 올랐다.
한 걸음 나아가 오는 2030년께는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70년대 관리ㆍ전문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했으나 최근 미 고용정책재단(EPF)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비율은 현재 50%에 육박하고 있다.
EPF는 오는 2030년에는 여성의 비율이 54%로 상승, 관리ㆍ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많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처럼 미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지위와 권익이 향상될 수 있었던 것은 정규 직원으로 취업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데다 기술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대한 진출도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진 것도 여성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에 기여를 했다고 FT는 전했다.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자수는 여성과 남성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 차별적인 요소는 여전히 존재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가 줄어들고 관리ㆍ전문직에 대한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아이를 가진 여성과 남성들의 임금격차는 여전히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 대학 제인 월드포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연령과 교육 정도, 경험 등이 같다고 가정할 때 아이가 없는 여성의 임금은 남성 근로자의 90%에 이르는 반면 아이가 있는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관리ㆍ전문직에서 여성 비중은 높아지고 있지만 대형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남성들이 독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소재 여성 리서치 그룹인 캐털리스트가 포춘 500대 기업 CEO들의 임금을 조사한 결과 남성 CEO가 1달러를 받을 때 여성 CEO는 68센트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CEO는 단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