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경제 43주년] (존경받는 기업, 기업인을 만들자) 3-1. 신뢰 경영의 현장을 가다 (6) 오티스LG

`사랑의 999운동` 이 운동은 엘리베이터 전문업체인 오티스LG가 무엇보다도 자랑스럽게 여기는 `조직의 힘`이다. “오티스LG 임직원들이 매달 받는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의 금액을 적립해 곤란한 처지에 빠져있는 사우 또는 자녀들을 도와주는 것이 999운동의 요체입니다. 일종의 기업내 부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권론 설치1팀 부장ㆍ999운동본부장) 이 운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1년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는 K씨의 아들이 소아암에 걸려 몹시 힘들어 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다. 개인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치료비, 퇴근하면 곧장 서울에 입원해 있는 어린 자식을 위해 잠 한숨 못자고 밤차로 오간다는 사연이 알려지자 주변 직원들이 조금씩의 돈이라도 모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현재 이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1,500여명에 이른다. 오티스LG 전체 임직원이 국내 2,700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거의 대다수가 거드는 셈이다. 권론 부장은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전 임직원의 마음이 담긴 것이기에 서로에 대한 동료애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며 “현재는 부인이 난치병인 루프스를 앓고있는 직원가족과 척추측만증으로 고통을 받는 딸을 둔 직원가족, 아들이 심장병으로 치료중인 직원가족 등 5명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오티스LG는 999운동을 확대시켜 1만원 미만의 금액을 적립시키는 9999운동과 10만원 미만을 적립하는 99999운동으로까지 확대됐다. ◇오티스LG의 재산은 임직원= 이 회사가 임직원들에게 들이는 공은 대단하다. 사실 오티스LG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 가운데 직원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임직원 10명 가운데 1~2명은 현재 대학 또는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자기 계발에 열중이다. `사원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이면 누구나 교육부가 인가한 대학이상에 입학을 할 경우 등록금에서 응시료, 교재대까지 일체 경비를 지급한다. 회사가 직원들의 자기계발에 들이는 정성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성적 우수자들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수여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개개인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분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자칫 일과성이나 의무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높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김재훈 연수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학위를 취득한 사원에게 학점에 따라 모(母)기업인 미국 UTC사의 스톡옵션(자사주식 매입 선택권)을 주고 있는 것. 평균 A학점으로 졸업하는 사원은 100주, C학점은 50주의 스톡옵션을 배정해 주고 있다. ◇기업의 자신감, 직원들의 자부심= 기업 경영이나 제품의 품질관리 등에서도 오티스LG의 자신감은 대단하다. 엘리베이터는 자칫 한번의 사고가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종 까다로운 규격과 검사기준을 적용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티스LG는 여기서도 예외로 인정을 받고 있다. 주요 건설사업장마다 매일 현장 안전상황에 대한 브리핑은 물론 자체 안전설치 매뉴얼인 `오티스 세이프티 코드`를 기반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2인1조가 아닌 경우 작업장에서의 업무를 중단하도록 하는 등 혹 발생하지도 모를 위험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고 있다. 초기에는 현장직원들이 거부감을 표시하다가 최근들어서는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의 배려로 받아들이며 다른 업체들에게도 모범이 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노동부, 산업안전공단 등 정부감독기관으로부터 “OTISㆍLG만큼은 예외적으로 자체적으로 실시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오티스LG는 지난해 `근골격계 예방활동`과 `안전활동 우수사례`부문에서 노동부장관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평가받았다. "안전요원들에게 감사드려요" “150년 기업역사의 밑바탕에는 항상 고객과 사회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깔려있었습니다.”(장병우 오티스LG 사장) 오티스가 한세기반에 걸친 긴 기업역사를 유지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윤리, 정도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이다. 기본을 지키는 경영과 고객을 위한 기업활동이 기업을 유지하는 바이블임을 보여주고 있다. 오티스LG가 사내외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자신감은 세계 최고수준의 윤리, 정도경영에서 비롯된다. 스스로에게 문제가 없도록 하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바로 사회공헌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티스LG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추구하기 위해 윤리경영담당 부사장(Business Practices Officer)을 두고 있다. 윤리경영담당자는 회사내 모든 분야(공장, 영업, 서비스)를 담당해 본 경험자가 선정된다. 장병우 사장은 “사장도 윤리경영담당관의 의견을 따라야만 한다”면서 “매년 전 임직원이 윤리교육을 받는 등 선언이 아닌 실천의 수준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윤리경영의지를 확고하게 밝혔다. 사실 본사인 오티스는 어느 기업보다도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다. 본사는 세계 40개국에서4,000명의 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팀 오티스`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국내 오티스LG 역시 본사의 방침에 맞춰 2000년 팀 오티스를 결성, 매달 1회 이상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정신지체 장애우들을 돕고 있다. 한국의 팀 오티스를 이끌고 있는 최인호 부장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당연한 덕목이 되고 있다”면서 “회사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강지은(회계팀)씨는 “소외된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람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에는 내가 순수한 이들을 통해 더 배우는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윤리경영부사장` 두고 선언아닌 실천에 역점 ■ 오티스의 윤리경영ㆍ사회공헌 오티스LG는 최근 주요 기업고객으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다. “오티스LG의 엘리베이터 안전요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중략) 저희 병원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찬, 이지환기자님 덕에 별탈 없이 잘 운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언제나 깔끔하게 처리해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서울시 강남구 한방자생병원).”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위해 철저한 사후 안전관리에 노력하는 모습을 확인한 고객들이 심심찮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다. 주력 품목인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는 자칫 작은 실수만으로도 인명과 직결돼 있다보니 오티스LG는 항상 `안전 최우선`에 주력하고 있다. 한방자생병원 관리팀 김웅기씨는 “주차타워의 엘리베이터 사용회수는 하루 평균 600번에 달할 정도로 빈번하지만 오티스LG의 `10분 서비스`덕에 커다란 문제가 없었다”고 만족해 했다. `10분 서비스는 문제가 발생하면 10분안에 처리한다는 오티스LG의 안전시스템을 뜻한다. 실제로 서울 삼성동 고객센터에서는 대형 모니터를 통해 현재 운행중인 모든 엘리베이터를 원격감시 시스템으로 점검,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부터 자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엘리베이터 인명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오티스LG는 전국의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연중 엘리베이터ㆍ에스컬레이터 안전 이용 및 이용예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7,000명이 교육을 받았으며 교육을 원하는 학교가 폭주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교육을 맡고 있는 백근우 사원은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교육을 위해 마스코트, 만화, 시청각 교재를 사용한다”면서 “교육을 원하는 학교로부터 외압아닌 압력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관련기사



최인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