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대형 할인점들이 자사 판매상품보다 타사 제품이 더 쌀 경우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최저가격보상제를 실시하면서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 오히려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4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역 대형할인매장 8곳 중 3곳이 자사 점포 상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동일 상권, 동종업계, 동종 제품을 전제로 자사 상품이 타사보다 비쌀 경우 차액금의 2배를 보상한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실제 보상규정은 매우 까다롭다.
롯데마트 울산점의 경우 백화점을 제외한 동일 상권내 대형할인점 상품이 자사보다 싸면 보상을 해 준다고 하고 있으나 세이브존 울산점은 제외시키고 있다. 또 타사 제품이 싸더라도 특별할인상품과 신선제품, 자사 제품을 구입한 지 10일이 지난 경우 혜택을 주지 않는다.
까르푸 울산점은 타사의 특별 행사제품이 자사보다 더 싸도 보상을 해 주고 있으나 대상 점포를 반경 10㎞이내로 제한, 월마트, 메가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4개 점포에 대해서만 혜택을 주고 자사 제품 구입일로부터 10일 이내로 한정하고 있다.
홈플러스 울산점은 지역 대형할인점 모두를 대상으로 보상을 해 주고 있으나 자사 상품을 구입한 지 10일이 넘거나 일정 기간 상품을 세일하는 행사 및 한정 제품일 경우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들 점포들은 같은 제조사가 생산한 제품이라도 규격과 용량은 물론 심지어 제품번호 등까지 같아야 한다는 내부 규정까지 만들어 사실상 고객들이 가격을 비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매장 입구에 최저가격보상제를 실시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하면서도 구체적인 보상 조건을 명시하지 않아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고 점포를 방문한 고객들은 그럴듯한 포장에 `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보상규정이 너무 까다로워 점포 당 보상 횟수도 월 평균 10건을 넘지 않고 사실상 금액조차도 형편없다”면서 “자사 제품이 가장 싸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생색내기식 전략에 불과한 상술”이라고 지적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