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 주석은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아시아 지역의 안전 문제가 대단히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아시아신뢰회의를 지역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협력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국방 관련 협의조직을 만들고 사무국을 강화해 반테러·경제무역·관광·환경보호·인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아시아신뢰회의 의장국을 맡는 만큼 시 주석의 제안은 중국 주도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군사협의체도 만들어져 미국의 아시아 동맹에 맞서는 안보협의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은 이어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겨냥한 듯 "한 나라의 안전이 다른 나라의 불안요인이 되거나 다른 나라를 희생시켜 자국의 안전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테러주의·분열주의·극단주의 등 3대 극단세력에 대해서는 관용 없는 대응에 나서 지역민이 평화로운 땅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가 열린 아시아신뢰회의는 시 주석의 이러한 연설을 바탕으로 한 '상하이 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 참가국과 국제기구를 대표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지역 정치·안보공동체 구축과 반테러·경제협력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11개국 국가원수와 1명의 정부 수뇌, 10명의 국제조직 고위인사 등 모두 46개 국가와 국제조직 지도자들은 회의에서 지역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반테러를 비롯한 지역안보와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언급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신경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아시아신뢰회의가 세계적 차원의 반테러 협력과 위기관리, 사고구조와 수색, 핵확산 방지 등 영역에서 돌파구를 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에도 천연가스 공급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여전히 가격조건에서 서로 합의를 하지 못했다"며 "유럽 공급가를 기준으로 삼는 러시아와 급할 것 없는 중국의 입장 때문에 결론이 쉽게 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