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생큐, 퀴담

이번 월드투어 마지막으로 전세계 관객과 영원한 작별

"더 화려하고 더 뜨거웠다" 국내 고별무대 갈채 쏟아져


영원한 작별을 고하는 마지막 무대는 더욱 화려하고 뜨거웠다. 감탄과 비명을 자아내는 화려한 곡예부터 웃음을 안겨주는 익살스러운 몸짓까지. 이번 내한으로 지난 20년의 월드 투어를 마감하는 태양의 서커스 ‘퀴담’은 왜 이 공연이 서커스를 넘어 예술로 인정받는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퀴담이 여느 곡예 공연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막이 오르면 무관심한 부모 사이에서 낙담하는 소녀 ‘조이’가 등장한다. 무대 위 새장에 갇힌 빨간 풍선처럼 조이가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그때, 누군지 모를 사내 ‘퀴담(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이 등장해 파란 모자를 떨어뜨린다. 소녀가 그 모자를 쓰는 순간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아빠 엄마가 공중으로 떠오르고, 빨간 풍선도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환상 세계로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사는 퀴담, 바로 관객은 11개의 곡예가 펼쳐지는 동안 조이와 그녀 손에 들린 빨간 풍선이 되어 현실을 잊고 꿈의 세계를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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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철제 바퀴를 활용한 ‘저먼 휠’부터 공중팽이 묘기인 ‘디아볼로’, 10여 명이 다양한 모양의 인간 피라미드를 쌓는 ‘뱅퀸’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한계를 뛰어넘은 움직임은 화려한 조명과 라이브 밴드의 반주를 만나 짜릿한 시청각적 즐거움을 안겨준다. 자칫 ‘11개 동작의 나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광대와 조이가 곡예와 곡예 사이 등장해 그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며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해 간다. 긴 여정 끝에 조이가 부모 품에 안기면 관객의 환상여행도 비로소 끝이 난다.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건네는 시간, 관객의 기립박수는 꽤 길게 이어진다. 마치 ‘아직은 이 환상,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듯이.

퀴담은 1996년 이후 20년간 5대륙을 돌며 6,20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1,400만 명의 관객과 만났다. 태양의 서커스 측은 ‘20년의 공연을 통해 많은 관객과 만났다’는 판단하에 이번 월드투어가 끝나는 대로 퀴담을 폐지할 예정이다. 11월 1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시어터.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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