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방황하는 30대가 늘고 있어요.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던 20대의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지요." '서른살 심리학에 묻다'(갤리온), '심리학 서른살에 답하다'(걷는나무)의 저자 김혜남(50ㆍ사진) 정신분석연구소장이 진단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30대의 모습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앞 만 보고 매진하며 경력을 다져야 할 30대가 심리적ㆍ정서적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정신분석학에서 유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심층적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30대는 그 동안 '미지의 세대'로 남아있다"며 "과거에는 20대에 객기를 부리며 좌충우돌하면서 자아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지만 요즈음 20대는 학업과 취업에 매달리다 보니 여유가 없어 30대에 방황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은 적중했다. 그 동안 심리학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30대의 고민을 건드린 '서른살…'과 '심리학…'은 40만부가 넘게 팔리면서 히트를 쳤다. 하지만 책은 그럴듯한 정답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는 30대 당신, 아직 괜찮다. 용기를 가져라'는 말로 지친 30대 독자들의 어깨를 다독인다. 그는 "어린시절 우등생으로 공부만 잘하면 나이가 들어 그럴듯한 삶을 살 것이라는 부푼 꿈을 꾸고 사회에 나오지만 복잡한 인간관계에 좌절하고 자신의 능력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다시 한번 무릎을 꿇게 된다"며 "하지만 행복은 짧고 인생은 고된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알려주지 않아 안정기에 접어들어야 할 30대의 방황은 끝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저자는 가정과 직장에서 겪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끝도 없이 차오르는 자신의 욕망을 차분하게 다스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