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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취위도 잊게 하는 '전통주의 향기'

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br>들국화 향 '한산소곡주' 1300년 역사 자랑<br>제주향취 가득한 '오메기술·고소리술' 도 유명

한산 소곡주는 1,300년 전 백제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술로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현존하는 한국 전통주 중 가장 오래됐다


송화백일주를 빚고 있는 백암 스님. 좋은 술은 좋은 물과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빚는 것이라는 게 백암 스님의 지론이다.

경기도 포천의 대표적인 전통주 이동막걸리

[리빙 앤 조이] 취위도 잊게 하는 '전통주의 향기' 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들국화 향 '한산소곡주' 1300년 역사 자랑제주향취 가득한 '오메기술·고소리술' 도 유명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한산 소곡주는 1,300년 전 백제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술로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현존하는 한국 전통주 중 가장 오래됐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되어 왔으며, 어느 민족이든 기후와 풍토에 맞는 독특한 양조 방법에 의한 전통주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술은 곡식을 재료로 한 곡주가 기본이다. 대표적인 시ㆍ도별 민속주를 살펴보면 서울의 삼해주ㆍ송절주, 부산의 금정산성 토산주, 인천의 칠선주, 경기의 문배주ㆍ부의주, 강원의 율무주ㆍ감자술, 충북의 대추술, 충남의 두견주, 전북의 이강주, 전남의 사삼주 등 150여 종의 전통주가 제조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전통주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청류 품은 ‘포천(抱川)’에서 술과 함께 노닐다(경기 포천) ▲달콤한 소곡주에 취하고 황금 빛 갈대밭 노을 데이트(충남 서천) ▲정성이 빚고 세월이 담근 깊은 울림의 맛, 완주 송화백일주(전북 완주) ▲제주의 과거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제주 오메기술(제주 서귀포) 등 4곳을 소개했다. 연말을 맞아 회사 동료나 지인들과의 술 자리가 잦아지는 요즘, 맥주나 소주 같은 대중적인 술이 아니라 전통주를 한 잔 씩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ImageView('','GisaImgNum_2','default','550'); ◇경기도 포천시 이동막걸리 경기도 포천으로 가는 길은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산뿐이다. 산이 좋으니 물 맑은 것은 당연지사. 예부터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물이라 했다. 성분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진 술이야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 물맛을 찾아 포천에 자리한 두 곳의 술 명가가 있다. 화현면 화현리 운악산(해발936m) 아래 자리한 배상면주가와 이동면 도평리 백운산(해발904m) 아래 자리한 이동 막걸리이다. 배상면주가 전통술박물관 산사원은 주조도구를 전시한 전시장과 시음장, 가양주 빚기 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는 정갈한 술 문화 체험 공간이다. 이에 반해 이동막걸리 양조장은 직접 들어가 술 빚는 과정을 볼 수 없지만 인근의 직판매장에서 도토리묵, 손두부 등과 함께 효모가 살아있는 생막걸리 맛을 누려볼 수 있는 서민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한과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가원, 화강암폐석산을 문화창작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아트밸리 등도 함께 돌아볼 만 한 공간이다. 문의: 산사원 (031) 531-9300 이동막걸리 (031) 535-2800 송화백일주를 빚고 있는 백암 스님. 좋은 술은 좋은 물과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빚는 것이라는 게 백암 스님의 지론이다. ImageView('','GisaImgNum_3','default','550'); ◇달콤한 소곡주에 취하고 황금빛 갈대밭 노을 데이트(충남 서천군 소곡주) 갈대 위로 푸드득 철새가 날아 오른다. 금빛 가을의 끝 무렵인 11월부터 겨울 내내 서천은 낭만과 운치가 풍성해진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서천으로 여행을 준비한다. 술 익는 마을이 있고, 서걱대는 갈대 숲을 거닐고, 떼 지어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비상을 만날 수 있는 서천은 명품 겨울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한산 소곡주는 1,300년 전 백제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술로 잘 알려져 있다. 현존하는 한국 전통주 중 가장 오래된 술이 바로 소곡주다. 소곡주는 연한 미색이 나고 단맛이 돌면서 끈적거림이 있고 향취는 들국화에서 비롯된 그윽하고 독특한 향을 간직하고 있다. 술의 재료가 되는 잡곡의 냄새가 전혀 없는 최고급 찹쌀로 빚어 100일 동안 숙성해 만드는 전통 곡주다. 소곡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첫 번째가 물이요, 두 번째가 누룩, 세 번째가 술 익는 온도라고 했다. 소곡주에는 찹쌀과 누룩, 향을 위한 약간의 국화잎과 부정을 타지 말라는 의미로 홍고추 3~4개가 들어가는 것이 전부다. 소곡주의 달콤함에 취한 후 갈대밭의 장관을 카메라에 담으려면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녘이 좋다. 철새를 좀더 쉽게 만나려면 금강하구언의 철새 탐조대를 찾아가는 것도 좋다. 문의: 한산소곡주 (041) 950-0290 경기도 포천의 대표적인 전통주 이동막걸리 ImageView('','GisaImgNum_4','default','550'); ◇전북 완주군 송화백일주 송화백일주는 수도승들이 고산병 예방을 목적으로 즐겨 마셨다는 곡차(穀茶)에서 유례를 찾을 수 있다. 송화백일주는 송홧가루, 솔잎,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찹쌀, 백미, 보리 등 다양한 재료로 빚은 밑술을 증류해 얻는 증류식 소주. 송홧가루의 황금빛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송화백일주는 38도라는 도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 넘김이 부드럽고 소주지만 청주 같은 묵직함도 느껴진다. 은은한 솔 향과 달짝지근한 뒷맛도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뭔가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 깊은 맛의 비법은 따로 있지 않다. 벽암 스님의 말처럼 좋은 물과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빚는 게 최선의 비법이다. 사실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기다림’이다. 세월을 거스르지 않는 기다림. 술 한 병을 빚는 데 꼬박 100일이 걸리고, 제 맛을 완성하기 위해 3년을 더 참아내야 하는 기다림 말이다. 문의: 송화양조 (063) 221-7047 ◇제주 오메기 술 서늘하던 바람이 점차 매섭게 변해 몸을 잔뜩 움츠리게 되는 요즘이다. 이럴 땐 따뜻한 남쪽 어딘가 정감 넘치는 시골마을에라도 들어가 그 고장 전통주를 마시며 온몸에 도는 훈기를 즐기는 것도 겨울 여행의 맛이다. 제주에서 흔히 좁쌀 막걸리라 불리는 오메기 술을 제대로 즐기려면 성읍 민속 마을에 가야 한다. 무속신앙이 성행하던 옛 제주도에서 사시사철 당신(堂神)에게 제사를 드리며 따르던 술이 바로 오메기 술과 이를 맑게 증류시킨 고소리 술이었다. 세계의 명주(名酒)로 거듭날 한국의 대표적인 민속주로, 제주를 여행한다면 꼭 한번 맛보아야 할 먹거리다. 성읍 민속 마을을 관람하는 최적의 방법은 관리사무소를 방문, 전문 문화관광해설사의 동행을 요청하는 것이 좋은데, 30분이든 하루 종일이든 원하는 시간만큼 가능하다. 문의: 성읍민속마을보존회 (064) 787-1179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허리 휘는 토판염 생산 ▶ [리빙 앤 조이] 짭짤한 맛 좋아도 조금만 드시죠 ▶ [리빙 앤 조이] 짭짤해서 재미있는 소금 이야기 ▶ [리빙 앤 조이] 의학소식 外 ▶ [리빙 앤 조이] 스키장 대신 이곳은 어때요? ▶ [김재영의 강한 남성 만들기] 세자비 간택, 영국보다 조선이 한수 위 ▶ [리빙 앤 조이] '선수'는 안다… 야경 명소를 ▶ [리빙 앤 조이] 高효율·웰빙으로 겨울을 이긴다 ▶ [리빙 앤 조이] 추울 땐 집에서 간식 해먹고 운동하세요 ▶ [리빙 앤 조이] 취위도 잊게 하는 '전통주의 향기' ▶ [리빙 앤 조이] 코레일, 연말 문화공연 이벤트 '풍성'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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