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4ㆍ4분기로 접어들수록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눈에 띄게 진정되는 반면 기관들이 보다 활발한 매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ㆍ4분기에 매도 일변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다시 ‘바이 코리아’로 전환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4ㆍ4분기에는 전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호조와 함께 미국발 리스크의 불안요소가 전 분기에 비해 줄어들면서 증시 그래프가 안정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코스피지수, 전고점 다시 깰 듯=우리 증시는 지난 분기의 경우 6월 말 1,751포인트에서 1,946포인트로 마감하며 3개월 동안 약 11.1%가량의 지수 상승률을 보였다. 7월 2,004포인트를 찍으며 급상승했다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1,630포인트까지 대폭락하는 큰 변동성 장세를 겪었다. 하지만 4ㆍ4분기에는 지난 분기와 같은 큰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은 적다는 데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집중됐다. 일부 낙관적인 리서치센터장들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최대 2,20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한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최고 2,27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지수의 전고점 돌파시기는 오는 11월부터 12월 사이가 될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4ㆍ4분기에 지수는 1,840포인트에서 2,100포인트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의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들의 실적을 감안할 때 전고점 돌파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 설령 지수가 크게 하락하더라도 1,800 밑으로 떨어지기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더구나 국내 소비도 9월부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출과 설비투자, 그리고 소비의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지수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같은 낙관적인 4ㆍ4분기 증시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는 역시 기업들의 실적과 더불어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부가 꼽혔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풀어줬고 실물경제도 미국은 다소 좋지 않지만 중국ㆍ동유럽ㆍ중동 등의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가 양호한데다 국내 기업의 실적도 꾸준히 상승 중”이라며 “연말까지 증시는 전고점을 뚫고 추가적인 지수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매도세 완화 불구 매수전환은 내년께 가능=지난 3ㆍ4분기 국내 증시를 지탱했던 세력은 기관과 개인이었다. 외국인들의 경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헤지펀드 등이 대거 현금확보에 나서면서 주식을 팔아치우는 데 급급했다. 외국인은 3ㆍ4분기에만 모두 15조6,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머징마켓의 선두주자인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들이 사는 것도 빠르지만 거꾸로 파는 것 역시 재빠르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물론 최근 들어 외국인의 매도세는 상당히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서치센터장의 80% 이상은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상당히 줄인다고 하더라도 연말까지 1조~3조원의 추가 순매도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순매도 물량이 3조~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의견도 13%에 달했다.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 정도로 보고 있는 시각이 많았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의 매도 클라이맥스는 이제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높았던 만큼 매도강도 또한 강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과 달러의 이머징마켓으로의 이동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매도보다는 매수로 전환할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들의 약화된 순매도 속에 기관투자가들은 이전보다 강화된 매수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54.5%)이 우세했다. 이는 8월 말부터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한달여 만에 다시 1조원대를 넘은 것만 보더라도 기관들이 다시 풍부한 실탄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관이 매도에 치중할 것이라는 의견도 40%에 달해 연말 증시를 마냥 낙관할 수만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증시를 묻는 질문에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답변이 전체의 86%로 압도적이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미국 경기의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호황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호조, 그리고 아시아ㆍ중동ㆍ동유럽 등 이머징마켓의 고성장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