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이 정말 내릴까.’
1일부터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의 제품만 받아 팔도록 하는 ‘상표표시제(폴사인제)’가 폐지되면서 기름 값 인하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 주유소는 앞으로 특정 정유사 상표를 붙였어도 정유4사의 제품을 모두 받아 팔 수 있으며 섞어서 팔 수도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주유소에 대한 정유사의 우월적 지위가 사라지고 공급자 간 경쟁이 발생해 기름 값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유소들 역시 “폴사인제는 노예계약이나 마찬가지였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반응은 정반대. 상표표시제 폐지 이후 주유소들이 기름을 섞어 팔다 보면 품질에 대한 책임 문제가 대두될 수 있고 현재 정유사들의 유통마진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주유소협회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기름 값이 휘발유 리터당 4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대부분의 주유소가 정유사와의 전속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당장 섞어 팔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적지만 상당수의 주유소가 향후 혼합판매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주유소협회 측은 정유사들이 신용카드사와 제휴해 기름 값을 깎아주는 마케팅 관행도 주유소-카드사 직접 제휴 쪽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4사는 혼합판매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현재 박리다매를 하고 있어 혼합판매를 통해 기름 값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정유사의 마케팅 대상이 소비자가 아닌 주유소가 되는 상황도 생길 것으로 보여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주유소와 직접 제휴할 경우에도 주유소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