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ㆍ광학ㆍ양산 등 대구지역 특화산업 기업들이 개성공단 입주 등 대북진출 사업을 어려운 기업여건 등을 이유로 포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등에 ‘대구공단 조성’ 등 대북 공동 진출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던 섬유ㆍ광학 등 대구지역 대표적인 3D 업종들의 구조조정은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대표적인 특화산업인 섬유ㆍ광학ㆍ양산 등 3D업종들은 구인난과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개성공단 진출 등 대북사업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최악의 경영 상황으로 이 사업들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지역 대표적인 안경업체인 U사의 경우 최근 한국토지공사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업체 15개사에 선정됐으나 지난 14일 실시된 토지공사와 계약을 포기하고 북한진출 계획을 중단했다. 이 회사측은 “개성공단에 진출하더라도 수출 등에 실익이 없을 것 같아 입주를 포기했다”고 설명했지만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 광학업체들은 최근 불경기의 영향으로 내수시장이 완전 얼어붙어 있는데다 수출마저 중국 등에 밀리는 이중고로 대부분 최악의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북진출을 추진했던 10여개 광학업체 대부분은 U사처럼 사업추진을 중단한 상태다.
섬유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구지역 섬유업체 20여개사(섬유기계 포함)들도 중국과 동남아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북한 진출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이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섬유업체인 S사의 경우 100만달러를 투자 북한 현지에서 아크릴과 면직제품을 생산한다는 당초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북투자 여건이 아직 만족할 수준이 아닌데다 회사 경영상태도 그렇게 여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3~4년전만해도 대구지역 기업들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다 남아도는 설비를 북한으로 이전 계획을 세우는 등 대북 경협에 대한 의지가 어느 지역 보다 높았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 2000년 지역 기업 70여개사를 표본 조사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의 81.4%가 대북경협 계획을 수립하고 있거나 가능하면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