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대부분의 인터넷 기업들이 적게는 2∼3개, 많게는 10개 이상의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다. 심지어 제휴를 잘 하는 기업은 성공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실패한다는 말까지도 나돌 정도다.제휴의 내용과 방법도 예전에 비하여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 자본과 기술의 제휴라는 단순 공식에서 고객 공유, 영업과 마케팅 공조, 신규사업 진출, 해외시장 진출, 조인트 벤처 창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국내 인터넷 기업간 공조에서 중소기업, 대기업, 해외기업, 마케팅 전문기업 등 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에 열심인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인터넷 사업의 고유한 특성에서 비롯된다. 인터넷 사업은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냐에 따라 성공이 좌우되는 사업이다. 그래서 적자가 나는 한이 있어도 고객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과는 다른 차별적인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한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정보와 서비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략적 제휴를 통해 풍부한 컨텐츠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두번째 이유는 재무적인 측면이다. 유력 인터넷 기업간 제휴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타임워너와 AOL이 합병을 발표하자 두 기업 모두 주가가 올랐다. 국내도 유력 인터넷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면 주가가 오른다.
이는 인터넷 기업의 대부분이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조달할 내부 자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금은 외부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는데 인터넷 기업의 재무상황이 우수하지 않은 만큼 은행 등의 간접금융을 통한 조달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마지막 남은 조달원천은 증자나 다른 기업에 투자한 유가증권에 대한 평가차익 등이다. 여기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지속적으로 고주가를 유지시켜야 한다. 그래서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주가를 지지하려는 노력을 하게되는 것이다. 또 또다른 벤처기업이 투자함으로써 자본시장 상장 후의 자본이익(CAPITAL GAIN)을 기대하기도 한다.
마지막 세번째 이유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연유된다. 신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개발되면서 인터넷 기업의 노하우는 점차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다. 사실 인터넷 기업의 사업 방식은 모방하기 쉽고 별다른 보호장치가 없다.
기술적으로 SW시장의 환경 자체도 이제까지의 단품 위주에서 넓은 사용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 개념으로 나아가면서 한 기업이 모든 기술을 보유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따라서 제휴를 통하여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가지 이유로 전략적 제휴는 활성화되고 있고, 점점 인터넷 비즈니스는 단일기업간 경쟁이라기보다는 제휴를 통해 형성된 플랫폼(PLATFORM)간 경쟁이 되고 있다. 이익을 가져다 주는 매력적인 플랫폼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을 끌어 들인다.
기업간 제휴는 시장 기반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기업운영에 있어 필연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사업의 위험 요인을 분산해 주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전략적 제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고 멀지않은 장래에 제휴 결과 나타나는 거대 플랫폼이 인터넷 비즈니스를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영빈 박사 YBCHO@SERI-SAMSU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