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마켓in마켓] 금값 더 내린다… 금펀드 울상

미국 양적완화 지속·중국 부양책이 가격흐름 관건<br>반등할 수 있지만 큰 폭 상승은 힘들어 박스권 장세 예상


금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론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큰 폭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8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금 값은 온스당 1,800달러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592달러60센트로 1,600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약간의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올해 큰 폭의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채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금 값이 올라갈 재료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앞으로 더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유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금 펀드의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인 '코모디티(commodity)형 펀드'는 연초 후 단순평균수익률(상장지수펀드(ETF) 포함)이 -3.26% 를 보였고 금 관련 해외 업체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인 '기초소재섹터형 펀드'는 연초 이후 -12.33%였다.

특히 기초소재섹터형 펀드가 코모디티형 펀드보다 하락 폭이 컸다. 기초소재섹터형인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H)(A)는 연초 후 -16.11%, IBK골드마이닝자A[주식]는 -13.75%,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는 -12.28%를 기록했다. 코모디티형 펀드인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금-파생]클래스A(-4.05%), KB스타골드특별자산(금-파생)A(-4.05%)은 기초소재섹터형 펀드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코모디티형 펀드보다 기초소재섹터형 펀드의 수익률이 더 나쁜 것은 기초소재섹터형 펀드에는 주가 변동 리스크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모디티형은 대부분 금 선물에 투자해 원래 금 가격을 추종하는 편이고 기초소재섹터형은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해 기업 개별적인 리스크도 떠안고 있다"며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주가의 영향도 받는 데다 실적 리스크가 반영돼 수익률 하락 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지금이 금에 대한 악재가 모두 모인 시기라고 설명했다. 서지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 값은 달러화의 가치, 인플레이션, 실수요라는 세 가지 축으로 결정된다"며 "현 시점은 미국 경기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글로벌 경기는 좋지 않아 인플레이션도 낮고 금 실수요가 가장 많은 인도ㆍ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회복도 예상보다 더디면서 금 투자 여건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마친 상황에서 소비 위주의 경기 부양책에 금 값 상승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서 연구원은 "전인대에서 소비 위주의 경기 부양책이 등장했고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효과가 가시화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기대는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최소한 금 값 상승은 6개월 이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QE) 기조의 유지 여부가 금 가격의 방향성에 관건이 될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긍정적인 상황이라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고 여기에 양적완화가 조기 종료된다면 금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다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3월 미국 실질 금리 상승에 대해 우려하는 발언을 한 것은 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돼 금 값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아직 양적완화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미약하지만 금 값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10년에 걸쳐 상승세를 유지한 금 값이 급격하게 오르기보다는 박스권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부양과 관련해서 유동성이 풀리면 그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는 있지만 장기간의 상승세로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광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