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2월 19일] 경제현실 무시한 대체휴일제 논의

일부 부처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대체휴일제 도입은 기업과 경제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많다. 법정공휴일이 토ㆍ일요일과 겹칠 경우 대체휴일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대체휴일제의 명분은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 확대로 휴일이 충분히 보장되기 때문에 주말과 휴일이 겹친다는 이유로 굳이 대체휴일을 도입해야 할 근거는 희박하다. 우리나라의 연간 휴일은 선진국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휴일 수는 법정공휴일 14일을 포함해 134~144일에 이른다. 올해처럼 공휴일이 많이 중복되는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연간 총휴일ㆍ휴가일수는 129~139일로 선진국과 별 차이가 없다. 더구나 국내 기업의 경우 대개 창사일 등을 공휴일로 하기 때문에 약정휴일로 따질 경우 실제 휴일은 더 많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공휴일제를 법제화할 경우 우선 기업의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체휴일제를 포함해 공휴일을 법제화할 경우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직접적인 인건비만도 연간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사정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처럼 기업의 비용부담이 늘게 되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도 어려워질 것이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기업 휴일은 법률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별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한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경우 기업의 휴일은 공휴일과 무관하게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에 따라 정해지며 프랑스의 경우 법정 공휴일 11일 중 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휴일은 1일에 불과하며 나마지 10일은 개별기업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주1회 유급휴일과 연간 15~25일의 연차휴가 등이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돼 있는데 다시 대체휴일까지 법제화하는 것은 국제적인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가장 길다는 점, 그리고 대체휴일제를 실시할 경우 관광 활성화 등의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웠으나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대체휴일제는 부정적인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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