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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파나소닉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기술개발 제휴 협상에 나선 것은 차세대 꿈의 TV인 OLED TV 기술개발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양산형 OLED TV를 언론에 선보이면서 일본 전자 기업들이 더 이상 기술개발에 밀릴 경우 3류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이미 기술개발에서 단연 앞선 상황에서 해외 유수 인재들을 채용하는 등 초격차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일본 업체들의 추격전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일본 기업의 위기심리=일본 전자 기업들은 최근 들어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통의 TV라이벌인 소니와 파나소닉의 OLED TV 기술개발 협상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일본의 르네사스사와 파나소닉ㆍ후지쓰가 시스템반도체 사업 통합을 전제로 협상에 들어갔다. 정부가 주도하는 산업혁신기구가 지분을 출자하고 사업을 전담할 법인을 새로 만드는 방안이다.
또 4월에는 소니와 도시바ㆍ히타치 등 3개사가 중소형 패널을 공동 생산하기 위해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오쓰카 슈이치 사장은 설립식에서 "오는 2015년까지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올해 안에 OLED 패널 샘플을 내놓은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량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전자업체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비메모리 반도체와 LCD, OLED TV 및 패널 등의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에 크게 뒤처진 만큼 이를 뒤쫓기 위해 짝짓기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와 LCDㆍTV 등은 과거 일본 업체들이 전세계를 호령했던 품목인 만큼 위기의식을 더욱 느낄 것"이라며 "다만 삼삼오오 모여 새로운 기술개발을 한다 하더라고 화학적인 이질감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초격차 전략=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일본 기업을 따돌린 기세를 유지하고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 해외 S급 인재 영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S급 인재들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국내 기업으로 영입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국내 기업들의 세계시장에서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LG테크노 콘퍼런스에 직접 참여해 해외 우수 인재 확보에 직접 나선 바 있다. 기업 총수가 해외 리크루팅 현장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해외 우수 인재 확보를 통해 현재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더욱 앞서나가겠다는 행보인 셈이다.
삼성 역시 이 같은 해외 인재 확보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에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유능한 인력과 회사들이 많이 있다"며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인력에서의 해외 인재 확보는 과거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공을 들이는 분위기"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만큼 해외 인재들의 삼성행도 예전보다 뚜렷하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10년이 한ㆍ일 전자업계의 분수령=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일 간의 전자업계 대결 양상이 10년 이내에 종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과연 얼마나 빨리 고품질의 TV를 양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 속도에 따라 한국과 일본 기업 간 격차가 줄거나 아니면 삼성ㆍLG전자의 독주 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력 역시 일본 기업들이 맹추격할 기세이지만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능력을 과연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는지 여부도 일본 반도체 업계의 존립 기반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축적된 R&D 능력과 막대한 설비투자금액이 결합해야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일본 기업들의 연합한다 해도 단숨에 기술력을 축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