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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59> 경희궁 서암


서울의 5대 궁궐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그리고 경희궁이다. 이 중 가장 홀대받는 것이 경희궁이다. 한창 때 7만평이 넘었다는 궁궐 규모는 일제강점기와 도시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3분의1로 축소됐다. 건물도 최근 복원 차원에서 새로 지은 것이 대부분이다. 다른 궁궐에 비해 볼 것이 없어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광해군 9년(1617년) 짓기 시작해 15년(1623년) 완공했다. 재미있는 것은 입지다. 인왕산 아래에 왕기(王氣)가 있다며 궁궐을 세우자는 의견이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광해군의 이복동생인 정원군의 집이었다. 서자출신으로 정통성을 공격받았던 광해군은 그 집을 몰수해 궁궐을 짓는다. 바로 경희궁이다. 하지만 새 궁궐이 완성되고도 정작 광해군은 살지 못했다. 직전에 반정이 일어나 왕위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당시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가 정원군의 장남 능양군이었으니 전설이 맞은 셈이다. 사진은 궁궐의 가장 북쪽, 인왕산 자락과 만나는 곳에 있는 서암(瑞巖)이다. 보기에도 특이한데 원래 왕암(王巖)으로 불리며 왕기가 있다는 설이 나오게 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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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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