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서비스 경쟁력 높여 해외소비 돌려야

내국인 여행객들이 지난 1ㆍ4분기 외국에 나가 쓴 신용카드 사용액이 14억5,000만달러로 또다시 사상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사용액보다 34.3%나 늘어난 규모다. 1인당 사용액도 712달러로 8.5% 늘었다. 국내소비는 제자리걸음인데 해외에서의 씀씀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국민소득이 향상되면서 해외에서 여가를 보내려는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원화 값이 오르면서 해외소비의 매력도 점차 커지고 있는 현상 역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더구나 현금에 비해 신용카드는 휴대하기 편하고 원화강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아 환차익을 감안한 카드 결제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국내소비와 달리 해외소비가 너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소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국내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내국인들의 해외에서의 씀씀이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인들의 국내소비는 날로 줄어드는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1ㆍ4분기 외국인들의 국내 카드 사용 금액은 4억9,700만달러로 내국인 해외사용액의 3분의1 정도에 그쳤다. 금액으로 4.1% 줄어든 것은 물론이려니와 사용자 수는 이보다 더 큰 6.3%나 감소했다. 내국인의 해외소비가 늘고 외국인의 국내소비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소비여건이 나쁘다는 반증이다. 서울의 물가는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고 서비스 수준이 빼어난 것도 아니다. 값은 비싸고 품질이 떨어지니 내국인은 해외로만 나가고 외국인은 국내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해외로 나가는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관광ㆍ여행 등 국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해법은 개방과 규제완화를 통한 무한경쟁을 촉진하는 데 있다. 서비스 부문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확대하고 경쟁제한적인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불합리한 요금체계를 개선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도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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