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광산이 있던 충남 홍성과 보령 인근 지역 주민 가운데 110명이 석면에 장기간 노출돼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정부 조사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석면 광산과 공장 인근 주민을 상대로 한 건강 영향 조사를 확대 시행하고, 석면 광산 단계적 복원 및 피해자 구제방안 등이 포함된 석면관리 종합대책을 이달 말께 확정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홍성과 보령에 있는 석면 광산 인근의 5개 마을 주민 가운데 215명을 상대로 석면에 의한 건강영향 기초 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진단이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흉부 방사선 진단 결과 215명 중 110명이 폐실질 이상 및 흉막 이상 소견을 받았다. 흉부 방사선 이상 소견자 110명 중 추가 조사에 응한 95명을 상대로 한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 진단에서는 CT 판독이 어려운 9명을 제외한 86명 가운데 폐의 간질에 석면섬유가 쌓여 생기는 진폐증인 석면폐(가능성 50% 이상) 소견자가 55명(64%)으로 조사됐다. 흉막 일부가 두꺼워진 상태를 보이는 흉막반 소견자는 95명 중 석면폐 소견자를 포함해 87명(91%)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석면광산 종사 경험과 발병의 연관성을 규명하려 했지만, 석면 광산 근무 경력이 석면폐와 흉막반 발병과 큰 연관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또 부산 석면 방직공장 인근 주민 197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 조사를 통해서도 일부 주민에게서 폐질환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석면과의 연관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환경부는 부산 공장 인근 주민에 대한 흉부 방사선 진단 결과,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 1명이 석면폐 가능성이 의심되는 등 일부 주민에게서 폐실질 이상 및 흉막 이상 소견이 있었으나 결핵, 늑막골절 등에 따른 이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추가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충남 석면 광산과 부산 석면 공장 반경 2㎞ 이내의 토양과 대기 중의 석면 농도를 조사, 일부 지역의 토양과 대기 시료에서 미량의 석면이 검출됐으나 광산 인근 지하수, 하천, 침출수 조사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