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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도 외면하는 재개발·재건축

고덕 주공등 강남권 인근도 시공사 못구해 잇단 재입찰<br>'황금알'서 '미운오리' 전락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인근의 대규모 재건축사업조차 시공사를 찾지 못해 재입찰하는 등 건설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주공2단지 등 서울시내 주요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작업이 잇따라 유찰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체들이 사업규모에 관계없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과열경쟁을 벌이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표적인 곳이 고덕동 주공2단지다. 총사업비 1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재건축단지인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단 한개 업체도 참여하지 않아 최근 재입찰에 나선 상태다. 조합은 특히 당초 분양책임을 시공사가 지고 미분양일 경우 공사비를 대물로 지급한다는 조건에서 후퇴해 이번 입찰에서는 분양책임을 조합이 지겠다는 방침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입찰마감을 앞두고 일부 건설사가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조합원 지분가치를 보장하는 '확정지분제'로는 사업참여가 힘들다며 입찰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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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투명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도입한 '공공관리제'를 적용해 화제가 됐던 노원구 공릉동 태릉현대아파트 재건축 역시 최근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입찰설명회 당시에 16개 업체가 참여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였다.

이밖에 '용산참사' 이후 세차례나 열린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번번이 유찰된 '용산 국제빌딩주변4구역'을 비롯해 은평구 구산1구역, 동작구 상도대림, 서대문구 홍은13구역ㆍ홍제3구역 등 이른바 요지의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잇따라 시공사를 찾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주택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주민들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까지 수주에 나서지는 않겠다며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사 도시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사업비를 회수하려면 일반분양가를 낮추고 조합원의 부담을 높여야 하는데 이마저도 조합원의 반발로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최근에는 추진위원회나 조합 단계에서 수주해 수년간 공을 들인 사업조차 분양 직전단계에서 본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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