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회장 전격교체 미원그룹 어디로 가나

◎임 회장 형제­전문경영인 공동경영 펼듯/임성욱 부회장 경영수업… 당분간 지속/계열사 통폐합·사업구조 재편 가속전망미원그룹은 어디로 갈 것인가. 임창욱 회장이 8일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고 전문경영인인 고두모대상공업(주) 사장이 취임한 것을 계기로 그룹 경영권의 향방과 진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원 경영권의 향방은 임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이 아니고 동생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어 아직 어떤 결론을 짓기는 어려운 실정. 그렇지만 고회장이 림명예회장의 경영자문을 바탕으로 경영수업중인 임성욱 그룹부회장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전문경영인 체제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완전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보기도 어렵다. 임명예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게 아니기 때문. 따라서 미원은 전문경영인인 고회장이 임회장 형제와 「공동경영」을 하는 특이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명예회장이 부친 임대홍 창업회장과 임부회장 등 대주주로 구성된 「경영자문위원회」를 구성, 그룹의 21세기 비전 수립과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조언과 중요 경영정책에 대한 자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회장체제가 나이가 어린 임부회장의 대권승계를 앞두고 과도기체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는 임부회장이 경영수업(30세)을 받고 있어 당장 그룹대권을 승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부회장이 경영수업을 마치는 5∼10년 후 그룹회장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룹안팎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사업측면에서는 사업구조 재편과 계열사 통폐합 등 경영혁신을 강도 높게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편방향은 주력인 식품 유통사업에 대한 경영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핵심. 이를위해 식음료 및 유통분야의 통합을 통한 덩치키우기를 강도 높게 전개해왔다. 미원이 지난 93년 분리됐던 미원그룹과 세원그룹을 재통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주)미원과 (주)세원을 통합, 대상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화영식품, 베스트푸드미원, 청정원 등 식품관련 3개사를 화영식품으로 통합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 미원은 비주력사업에 대한 버리기경영과 떼어내기경영에도 적극 나섰다. 미원은 95년 9월 당시 2금융권의 선두업체인 대한투자금융을 성원그룹에 전격 매각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연초엔 미원유화를 사돈그룹인 금호그룹에 팔기도 했다. 이같은 통폐합을 통해 그룹계열사는 (주)미원 등 23개로 슬림화됐다. 오는 11월 화영식품, 베스트푸드미원, 청정식품 등 식품3개사의 합병과 (주)미원과 (주)세원의 통합이 마무리될 경우 그룹 규모는 20개사(97년 그룹매출 2조1천5백억원 목표)로 더 줄어들게 된다.<이의춘 기자> ◎임창욱 회장 왜 물러났나/“10년간 봉사 약속 지키려 한다”/「조미료기업」 이미지벗기 다각화 차질/임성욱 부회장 대권승계 포석 추측도 임창욱 회장은 왜 퇴진했을까. 임회장은 지난 7일 사장단회의를 긴급 소집, 퇴임의사를 밝혔다. 이전까지 사장단을 비롯 임원진들 가운데 이 사실을 안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사장단은 임회장에게 회장직 퇴임을 재고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임회장이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임회장은 사장단회의에서 『지난 87년 회장에 취임할 때 대주주로서 꼭 10년간만 회장직에 봉사하겠다고 임직원에게 약속했다』면서 『그동안 이루어놓은 일은 미미하지만 오늘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고 퇴임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제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비전문 업종의 매각과 숙원사업이었던 미원과 세원의 합병작업도 거의 완료되고 있다』며 『재창업의 의지를 다지면서 21세기에 적합한 미래지향적 경영전략 전개를 위해서는 능력있고 실천력있는 새로운 회장이 필요하다』고 고두모 사장의 회장선임 이유를 밝혔다는 것. 하지만 이같은 퇴임배경 설명에도 불구하고 임회장이 48세로 아직 회장직을 물러나기에는 젊은 나이여서 다른 「속사정」이 있을 것이란 추측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임회장이 젊다는 점 외에 ▲임회장이 87년 회장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는 점 ▲형제간에 분리운영하던 미원과 세원그룹을 다시 합치는 등 그룹기류변화가 심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임회장이 지난 87년 회장취임 이후 10년 동안 「조미료기업」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음료·호텔·정보통신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지만 당초 목표에 차질을 빚은게 퇴임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임대홍 창업회장이 차남인 성욱씨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원과 세원이 다시 합쳐지면서 직원들 사이엔 『창욱회장이 15년 가량 회장직을 맡고 이후엔 성욱부회장 체제로 넘어갈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그룹측은 이런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이용택·문병언·박형준 기자> ◎고두모 회장은 누구/사업구조조정 주도한 전문경영인 고두모 신임회장(59)은 사장단중 최고참이며, 그룹전반에 대해 가장 잘 알고있는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점이 발탁의 배경이라는게 그룹의 설명이다. 고회장은 임창욱 회장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또 그룹내부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제통. 지난 89년 미원인니사장으로 미원의 인도네시아 공장건설을 주도했고, 94년부터는 동남아 총괄사장을 맡아 미원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며 성장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원이 최근 해외사업확대를 통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그의 화려한 해외사업경험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회장이 미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79년 미원통상 상무로 영입되면서부터. 고회장은 이후 (주)미원부사장·미원인니사장·미원통상 사장·동남아 총괄사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사업을 주도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주)세원(현 대상공업)사장을 맡아 (주)미원과 (주)세원의 합병을 주도하는 등 미원그룹의 사업구조조정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이용택 기자> ◎임대홍 창업회장가/그룹경영에 친인척 거의 참여안해/손녀 세령씨 삼성가와 약혼 “관심” 임대홍 창업회장 직계가족은 이번에 회장직에서 물러난 임창욱씨와 부회장인 성욱씨 등 2남1녀다. 임 창업회장(77)은 지난 87년 장남인 창욱씨(48)에게 그룹 경영대권을 물려주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창욱씨는 미원그룹, 성욱씨는 세원그룹을 맡아 형제간 독립경영체제를 이루었다. 그러나 독립경영 2년만에 전면적인 사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다시 통합, 형제간 공조체제를 갖췄다. 현재 임 창업회장의 친인척들은 그룹경영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임 창업회장 친동생들은 각각 호남식품, 코파트 등 별도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창욱씨와 성욱씨 2세들은 나이가 어려 아직 그룹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림회장은 특히 딸만 둘이다. 또 임창업회장의 외동딸인 경화씨(54)와 결혼한 김종의씨(56)는 백광산업회장으로 독립회사를 운영중이다. 창욱씨는 지난 76년 금호그룹 창업자인 박인천씨의 3녀 현주씨(44)와, 성욱씨는 90년 손필영 전 한국산업은행 부총재보의 외동딸 성희씨(31)와 결혼했다. 창욱씨는 또 최근 장녀 세령씨(20)를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외아들인 재용씨(29)와 약혼시켜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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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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