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중국의 위안화 절상 논란이가열되고 있다.
특히 중국 업계를 비롯한 시장 분위기는 대체로 올해안에 위안화 가치절상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우선 중국 경제일보 산하 경영전문잡지인 `중국기업가'가 지난달 43개 대기업을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는 중국업계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조사결과 `1년내 위안화절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답변이 55.8%로 절반을 넘었으며, `반년내 절상'을 전망한 기업도 11.6%에 달했다. 심지어 3개월내로 예상한 기업(2.3%)도 있었다.
중국 재계가 위안화 절상을 대세로 인정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기업들은 실질적인 위안화 절상폭에 대해서도 평균 8.4%라고 예상했다.
JP모건체이스 중국경제연구부의 프랭크 공 주임연구원도 중국당국이 자본 암거래 시장의 단속을 위해 위안화 절상을 3개월내에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세했다.
그는 특히 "2005년은 위안화 환율시스템에 있어 중대한 변화의 시기"로 규정하면서구체적인 시기로 3월부터 6월중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 조정폭을 점차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선책이 3월부터 시행되면서 결국 가시적인 절상조치는 연말께 단행돼 전체적으로 약 7% 정도의 환율절상이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세계 경제ㆍ정치 연구소 통계분석실이 내린 결론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 분석실은 최근 출간된 '2004∼2005년 세계 경제추세 분석 및 예측'보고서에서 고정자산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해소되지않은 현 경제 상황 하에서는 위안화 절상이 금리인상보다 더 효과적인 거시조정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며 적절히 위안화를 절상하는 게 고정자산투자를 억제하는 동시에 물가상승도 억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 린이푸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도 지난 8일 개막한 청년화상대회에 참석해 "장기적으로 위안화가 평가절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과 전문가들이 위안화 절상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당국의 움직임은 이전과 별반 다른 것같지 않다. 애매한 내용으로 향후 방향성을 숨기고 있다는 것.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청시웨이(成思危) 부위원장은 세계 외환시장이 큰 폭의 등락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중국의 금융당국이 변동환율제를 운용할 수 있을 만큼 대처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2008년까지 완전한 변동환율제를 시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 모닝 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청 부위원장은 "위안화 환율의 완전한 변동환율제 도입은 달러화나 유로화, 엔화 등 주요통화에 대해 위안화가 상대적인 강점을 가질 때 이뤄져야 한다"며 "또 중국정부가 변동환율제에 대한 대처력이 충분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강과 건설, 시멘트 등 과열산업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환율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해 환율보다는 금리변동을 통한 거시통제정책을 선호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청 부위원장의 발언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전한 변동환율제에 대한 거부감을 피력한 것일 뿐 위안화 변동폭 확대 등 점진적인 조치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자유로운 환율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시말해 전면적인 환율제도 개편은 안되지만 시장의 충격을 감내할수있는 정도의 조치는 할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대목은 중국기업을대상으로 한 `중국기업가'의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기업가운데 41.8%가`1년내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경우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부정적 영향을 얼마나 축소할 수있는지가 중국당국의 선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중국 당국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선택을 한다면 언제, 어느정도의 폭으로 할 것인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