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한ㆍ중ㆍ일) 정상회담이 한차례 연기된 끝에 14일부터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는 아세안 및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역내 무역 자유화라는 경제 부문에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개헌 정국’은 ‘짧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ㆍ중ㆍ일 투자협정 궤도에 오르나=이번 순방의 목적은 아세안+3 정상회의 지만 관심은 14일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거론돼온 한ㆍ중ㆍ일 투자 협정에 대해 3국 정상이 어떤 수준의 합의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12일 일본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희망 섞인 소식을 전해왔다. 통신은 3개국 정부가 상대국 기업의 활동을 상호 보호하는 3자 투자협정 체결 협상을 오는 3월 개시하기로 하고 3국 정상회담에서 이를 정식 합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회의가 도쿄에서 열릴 것이란 얘기도 덧붙였다. 3국간 투자 협정은 송금의 자유를 보장하고 투명한 분쟁처리 절차의 도입, 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요구 금지 등을 담고 있는 것. 3국은 투자협정이 장차 FTA로 발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3국간의 미묘한 입장차들이 엄존하고 있어 설사 협상 개시를 선언하더라도 최종 협정 타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낙관할 수 없다. 한국은 특히 한ㆍ중ㆍ일 투자협정 외에 이번 회의에서 한ㆍ아세안 FTA 서비스ㆍ투자 분야 협정을 11월까지 타결하자는 내용에도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6자 회담 조기 개최 노력=한ㆍ중ㆍ일 3국과 아세안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조력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도 6자 회담 참가국들간의 대화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언론 발표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달 말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6자 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하는 한편 2차 핵실험 준비설 등이 나오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조기에 핵 폐기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세안+3 정상회의에 이어 열리는 제2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동아시아 에너지 안보에 관한 세부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