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준비된 신성 박성준

PGA 휴매나 챌린지 준우승

日·美 2부투어 거쳐 작년말 데뷔

다섯번째 출전 만에 1타 차 2위… "20위 목표" 초과 달성 자신감 수확

하스 '세번째 가문의 영광' 기록… 2010년 父子 우승 후 또 샴페인


'중견 루키' 박성준(29)은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15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그린에 못 미쳤지만 두 번째 샷을 1.5m에 붙여 파를 지켜냈고 16번홀(파4)에서도 2m가량의 만만찮은 파 퍼트를 홀에 떨궜다.

2014-2015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준이 5번째 출전 만에 준우승을 일궈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웨스트 골프장 파머 코스(파72·6,950야드)에서 열린 휴매나 챌린지 4라운드.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노 보기' 플레이를 펼친 그는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 맷 쿠차(미국) 등 4명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빌 하스(미국·22언더파)에는 단 1타가 모자랐다.

박성준은 지난해 말 PGA 투어에 진출했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은 준비된 루키다. 2007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2011년부터 일본에서 뛰다 미국으로 옮겼다. 2013년에는 일본 투어 KBC오거스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안주하지 않고 곧장 미국으로 눈을 돌린 그는 지난해 PGA 2부 투어(웹닷컴 투어) 상금랭킹 50위 안에 들어 꿈에 그리던 '빅 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맥글래드리 클래식으로 데뷔한 박성준은 4번째 대회였던 지난주 소니 오픈에서 첫 컷오프를 당했다.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그는 쓴맛을 본 지 일주일 만에 데뷔전 때 기록한 공동 32위를 훌쩍 뛰어넘는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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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9위로 출발한 박성준은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후반 들어 11번(파4)부터 14번홀(파5)까지 4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권을 넘봤다. 15번과 16번홀 고비를 파로 잘 넘긴 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만들어낸 1.5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아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혹시 있을지 모를 연장전에 대비해 몸을 풀던 그는 하스의 우승이 확정되자 발길을 돌려야 했다. 17번홀(파3)에서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선 게 아쉬움으로 남겨졌다. 박성준은 "컷을 통과한 뒤에도 모든 홀과 모든 샷에만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마지막 홀까지도 내 스코어를 몰랐다"며 "20위 이내로 잡았던 목표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려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5언더파 이상만도 29명이나 나온 난타전 끝에 좋은 성적을 낸 그는 34만2,000달러(약 3억7,000만원)의 적지 않은 상금과 함께 자신감이라는 더 큰 수확을 얻었다.

하스는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려 '가문의 영광'을 재연했다. 2010년 우승 당시 아버지 빌 하스(1998년)에 이어 같은 대회 부자(父子) 우승의 진기록으로 화제가 됐다. 부자가 한 대회에서 3승을 올린 셈이다. 하스 집안은 골프 명문으로 빌 하스의 외삼촌 봅 골비는 1968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하스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6명이 공동 선두이던 16번홀(파4)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 차 선두로 나선 그는 마지막 홀 드라이버 샷이 벙커 턱 끝에 멈춰선 탓에 큰 위기를 맞았다. 볼이 허리 높이 정도에 놓여 불안한 자세로 쳐야 했지만 8번 아이언으로 볼을 안전하게 페어웨이로 보낸 그는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파를 지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상금은 102만6,000달러(약 11억원).

심장이식 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에릭 컴프턴(미국)은 공동 선두로 출발해 우승을 노렸지만 공동 10위(19언더파)로 마쳤다. 새해 첫 출전한 필 미컬슨(미국)은 공동 24위(15언더파)를 기록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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