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0 한국건축문화大賞/계획부문 대상] 재개발지역 공동체적 상생의 길 모색

공생-전통건축의 재해석을 통해 공동체를 말하다

2010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부문 대상 수상작인 '공생'은 낙후된 주거지에 한국전통 건축을 재해석한 공간구조를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용기(왼쪽부터), 옥민진, 조흥래씨.

2010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부문은 '회귀-녹색성장시대에 요구되는 친환경건축 구현'이란 주제로 펼쳐졌다. '미래세대와 현세대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생태학적 패러다임에 대한 해답'을 요구한 다소 난해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총 330점이 출품 접수해와 한국건축문화대상에 대한 건축학도들의 뜨거운 열기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계획건축부문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각표 엄앤드이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독창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이 가득 담긴 작품 덕에 심사위원 모두 즐겁고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계획부문에서는 동아대학교 건축학부 조흥래ㆍ최용기ㆍ옥민진 씨가 공동 출품한 '공생-전통건축의 재해석을 통해 공동체를 말하다'가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부산 안창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 살다가 이후 다양한 사람들이 유입되며 현재의 모습을 형성한 곳이다. 부산시에서 불량주택 재개발 사업을 위해 지난 1960년대부터 토지구획정리사업 등을 펼쳤으나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지금도 무단점유 불량주택과 판자, 슬레이트 집 등이 다수 분포돼 있다. 이번 대상 수상 작품은 낙후된 안창마을에 '빛과 바람, 물의 길'을 각각 끌어들여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공동체적 상생의 길을 모색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주권 석화엔지니어링 대표는 "작품 '공생'은 재개발로 기존 도시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커뮤니티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배려한 부지 활용방안이 두드러지게 표현됐다"며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우선 전통성에서 공동체 실현에 대한 답을 찾았다. 전통문화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다가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종의 생성 윤회 사상이 그 바탕에 깔려 있는데, 전통건축 양식을 현대에 재해석해 도입할 수 있다면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공동체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러한 콘셉트의 실현을 위해 이 작품은 공간 북쪽에 겨울 북서계절풍을 막을 수 있는 돌담을 두르는 한편 물길을 중심지로 끌어 들여 수(水)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한옥 전통의 처마지붕 개념을 도입해 태양 에너지와 빗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졸업 앞두고 큰 상 받게돼 영광"
인터뷰- 대상 동아대 건축학부 조흥래·최용기·옥민진씨 "졸업을 앞둔 마지막 공모전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항상 응원해주신 부모님과 같이 고생한 팀원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조흥래)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부문 대상을 수상한 조흥래 씨와 최용기 씨, 옥민진 씨는 예상치 못했던 큰 상을 받게 되고 보니 그 동안 묵묵히 자식을 믿어준 부모님의 얼굴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용기 씨는 "막상 수상소식을 접하니 스스로의 '옷'이 너무나 커져 버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렇게 큰 옷을 마련해 준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스스로 살찌우기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이 출품한 '공생-전통건축의 재해석을 통해 공동체를 말하다'는 평소 이들이 가지고 있던 '공생'에 대한 생각을 건축 구조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건축 본연의 가치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건축이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회귀'라는 계획부문의 주제가 발표됐을 때부터 한국 전통건축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했고, 여기서 얻은 조상의 지혜를 현대 건축에 접목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는 것이다. 조흥래 씨는 "한국 전통건축을 다시 한 번 공부하면서 그 안에 숨겨진 우수성과 경쟁력에 참 많이 놀라게 됐다"며 "다만 전통건축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무척 추상적이어서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제 졸업을 앞둔 이들은 이번 수상이 더 큰 배움의 장으로 나가는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옥민진 씨는 "건축학도들 사이에서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면 건축 오래 못한다'는 괴담이 있는데 이 괴담을 극복하는 배우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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