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김호 더랩h 대표, SNS 시대 리더들 쿨하게 사과해야"

기업·사회 지도층의 위기돌파論 역설


"경영자들의 진실된 사과 한마디가 기업의 매출을 바꿔놓는 시대가 됐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기업의 신뢰와 경영자의 책임감이 강조되기 때문이죠." 기업 위기관리컨설팅회사인 더랩h 대표로 사회 리더들의 사과(謝過)를 주제로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김호(44ㆍ사진)씨는 4일 사회지도자들의 솔직한 사과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세계적 홍보컨설팅사인 에델만의 한국법인(에델만코리아) 대표를 지낸 그는 지난 3월 뇌과학자인 정재승 KAIST 교수와 공동으로 '쿨하게 사과하라(어크로스 펴냄)'라는 책도 출간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사회지도층이 언론매체를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지만 SNS 시대에는 어려워졌다. 효율적인 기업 위기관리법을 고민하던 차에 리더의 사과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됐다"며 공부를 새로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트위터ㆍ페이스북 등 SNS가 일반화하면서 사회지도층의 과오가 쉽게 공개되고 있다"며 "잘못이 드러났을 때 대중은 리더의 책임 있는 사과를 원한다는 게 연구 결과"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20대 이상 일반인 500명과 트위터 이용자 305명을 대상으로 국내 10대 기업의 인지도ㆍ이미지 등을 조사했다. 다소 의외였지만 트위터 이용자들은 일반인보다 종이신문을 더 많이 읽고 학력과 소득도 높았다. 솔직하게 잘못을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 같은 기업에 대해 일반인들은 삼성을 1위로 꼽은 반면 트위터 이용자들은 포스코를 1위에, 삼성을 6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일반인들은 뉴스 보도 흡수율이 100%인 반면 트위터 이용자들은 사회 이슈를 판단할 때 개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의견을 수렴한다"며 "정보망이 넓은 트위터 이용자에게 조직의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솔직 담백한 리더의 언어가 중요해졌는데 그중 하나가 사과의 언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20세기 루저의 언어였던 사과가 21세기 SNS 시대에 접어들면서 리더의 언어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리더의 사과가 중요한 언어로 자리잡았다는 그는 "하버드ㆍ스탠퍼드 등 미국의 주요 대학병원들이 의료사고 때 실수나 잘못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고 책임을 인정하는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을 지난 2006년 도입해 1년 만에 연간 의료소송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진실된 사과로 병원의 투명성 확립, 고객과의 관계 개선, 비용 절감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들은 어떨까. 김 대표는"KT가 기업 트위터를 개설하고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분석해보니 가장 많이 쓴 문장 톱5에 '미안하다'가 포함됐다"며 "국내 기업들도 점차 진실된 사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교문화로 상하관계가 뚜렷한 국내에서는 사회지도층이 사건에 연루되면 진실을 밝히기보다 일단 발뺌부터 하고 보는 경향이 짙다"며 "그러나 시대가 바뀐 만큼 조직과 개인의 위기관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솔직한 사과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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