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계에‘다국적선수 주의보’가 내렸다.
LPGA투어를 아니카 소렌스탐을 비롯한 스웨덴 선수와 박세리(27ㆍCJ), 박지은(26ㆍ나이키 골프) 등 한국 선수들이 이미 접수한 가운데 PGA투어에서도 미국 외 국가 출신 선수들이 승승장구하며 우승 기록을 내고 있기 때문.
미국 선수들이 비미국인 선수들에게 밀리면서 골프 팬들의 관심이 떨어지면 기업체들이 골프대회 주최 및 후원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1일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미국인인 필 미켈슨이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남아공 출신의 레티프 구센에게 무릎을 꿇자 팬들의 관심저하를 우려하는 골프계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올들어 치러진 미국 PGA투어 25개 중 비미국인이 우승한 경기는 모두 12개.
지난해 같은 수의 대회가 치러졌던 기간과 비교할 때 2배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는 US오픈을 포함한 기간까지 우승했던 비미국인이 어니 엘스(남아공), 비제이 싱(피지), 마이크 위어(캐나다) 등 3명뿐이었지만 올해는 이들 3명 외에도 스튜어트 애플비(호주ㆍ메르세데스 챔피언십), 크레이그 패리(호주ㆍ포드 챔피언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ㆍ바이런 넬슨 클래식), 애덤 스콧(호주ㆍ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레티프 구센(남아공)까지 8명으로 늘었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엘스)에 이어 뷰익 클래식(가르시아), US오픈(구센)까지 3주 연속 미국인이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도 미국 골프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점.
이 때문인지 이번 US오픈의 미국 내 TV시청률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상승해 6.3%를 기록했으나 지난 2002년 미국인인 타이거 우즈가 역시 미국인인 필 미켈슨을 따돌리고 우승했을 당시의 9.3%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최근 미국 PGA투어를 10주 이상 따라 다녔던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PGA투어는 인종 차별 발언까지 나오고 있는 LPGA투어에 비해 선수들의 국적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상태. 그러나 시청률을 크게 의식하는 주최측에서는 선두 권에 미국인 선수가 몇 명 있는지에 점차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미국 LPGA투어는 한국 선수들을 비롯한 비미국인 선수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하자 미국 주니어 선수들을 조속히 투어에 입문시키기 위한 장치를 마련 중이다.
지난해 ‘18세 이상’이라는 규정을 깨고 송아리에게 퀄리파잉스쿨 응시자격을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 앞으로 미국 국적인 위성미를 포함해 아마추어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미국 선수들에게도 송아리에게 부여했던 특별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