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총리 후보자 곤경 빠트린 야당 6인의 청문위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야당 청문위원 6명은 날렵한 검객을 연상시켰다.

서로 다른 칼을 쥔 야당 청문위원들의 정교한 칼 날 앞에 패기만만한 40대의 젊은 총리 후보자는 비틀거렸다. 서로 다른 당인에도 불구, 마치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한 그들의 팀워크에 김태호 총리 후보는 곤경에 빠졌고, 급기야 총리 인준 날짜를 9월1일로 늦추는 성과도 올렸다. 민주당의 박병석ㆍ박영선ㆍ이용섭ㆍ박선숙 의원과 자유선진당의 조순형 의원,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 등 바로 6명 위원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 6인이 갖고 있는 특기는 서로 달랐다.


인사청문회특위 민주당 간사인 박영선 의원은 ‘쇠심 줄’ 같은 근성으로 김 후보자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관계를 밝히는 성과를 올렸다. 청문회 기간 내내 거의 모든 질의를 ‘박연차 게이트’ 연루 여부에 쏟아 부은 박영선 의원은 25일 오후 늦게 김 후보자가 기존 주장과 달리 2007년 이전에도 박 전 회장과 골프를 치는 등 친분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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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7선으로 날카로움과 결합된 연륜은 ‘백전노장’인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의 무기였다. 그는 선거자금 대출 등 관행적으로 인정되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있는 부분을 그대로 지적한 모습은 여러 번의 청문회와 의원 경력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었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드라이아이스’처럼 시종 싸늘한 표정을 유지하며 김 후보자를 밀어붙였다. 청문회 기간 흰 옷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던 박 의원은 질의하는 동안 내내 일정한 어조로 김 후보자를 압박했다. 그의 날카로움은 특히 김 후보자의 은행법 위반 의혹을 제기할 때 더욱 돋보여 그날 입은 흰 옷과 함께 특유의 냉철한 이미지를 강하게 도드라지게 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지뢰’와 같이 연신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김 후보자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청문회 전부터 배우자의 금품수수, 세금 탈루 의혹 등을 제기해 온 이 의원은 청문회장에서도 해외 방문 스폰 의혹 등 새로운 제기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4대강, 경제회복 등 정책 질의에서 더 날카롭게 상대를 압박했다. 그가 재정건전성에 대해 질의하던 중 1인당 세금부담률과 OECD 회원국을 물었을 때 김 후보자가 일순 당황한 순간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청문회 내내 입은 흰 두루마기와 함께 과거 마을 훈장의 모습을 연상케 했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호통과 끈질긴 의혹제기로 김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이와 함께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줄기차게 이번 개각의 위헌 소지를 따져 물었는데, 헌법에 규정된 총리의 임명제청권를 꼿꼿한 어조로 따지는가 하면, 김 후보자가 반박하자 고건 전 총리의 사례를 드는 등 계속 논리를 보강하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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