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TV속으로] KBS새월화드라마 '비단향꽃무'

"미혼모의 삶 편견없이 봐주세요"3월 초순 서울 흑석동. 조용한 주택가 한 어귀에선 아침부터 KBS 새 월화드라마 '비단향꽃무'의 촬영이 한창이다. 아직 쌀쌀한 날씨 탓일까. 이른 아침부터 계속된 촬영 에 파커 하나씩은 더 두른 배우들의 입이 모두 얼어있다. "컷! 됐어. 자, 거기 천 걷어야지."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감독의 일성에 스태프진들이 분주하다. KBS 새 월화드라마 '비단향꽃무'는 미혼모를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다. 미혼모가 돼 아이를 키우는 주인공이 사회의 여러 편견어린 시선을 딛고 꿋꿋이 삶을 꾸려간다는 내용으로 주인공 영주역을 박진희, 그를 사모하는 변호사 승조역을 류 진이 맡았다. '비단향꽃무'역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강인한 의지를 상징하는 서양화로 당당하게 미혼모의 길을 선택한 영주의 탄생화(5월6일)이기도 하다. 야외촬영 무대는 영주가 남편이 될뻔한 민혁(이창훈 분)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혼살림을 차린 집. 극중 민혁은 결혼식장으로 오다 교통사고가 나 사망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런 집을 어떻게 찾았을까 싶을 정도로 낡은 연립주택엔 채 치우지 못한 주민들 신발까지 그대로였다. "(극 내용을) 편견없이 지켜봐 주셨음 좋겠어요" 웃는 얼굴로 말을 잇던 여주인공 영주가 다음씬 활영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 나타났다. 어느새 그는 남편의 장례식장에 가려는 검정색 옷 차림의 여인으로 변해있다. 검정의상 사이로 언뜻 비치는 흰 양말을 계면쩍어 하던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못 내 말을 잇는다. "가방이 아직 안 왔는데요." 하릴 없이 중단된 촬영에 무료해진 촬영장. 감독이 3m거리에서 동전을 던지는 게임을 제안한다. 일순 하나가 된 촬영장엔 웃음꽃이 폈고 잠시 추위도 잊혀지는 듯 했다. "지금 간다고, 어제도 널 안받아준 사람들이 반겨줄 것 같아? "친구 신희(최정윤 분)의 반대에도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장면은 별다른 엔지 없이 속결됐다. 하지만 풀 샷으로 한 컷, 영주와 신희를 클로즈업한 컷으로 각각 한 컷 등 다섯 가지 각도로 찍은 후에야 다음 씬으로 넘어간다. 평생 영주를 지켜보는 민혁 동생 역의 최민용은 문밖에 집들이 선물세트를 놓는 씬을 촬영하는 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에 3~4회 출연했을 뿐인 그는 우수어린 눈빛 덕에 곧장 캐스팅된 케이스. 신인답게 바짝 얼어있는 모습이 외려 신선했다. 드라마에서 겨우 30초 가량 비칠 씬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한나절을 고생하는 촬영장. 찍는 배우도 돕는 스태프도 바라보는 사람도 모두 무척 추운 하루였다. '그저 그런 멜로드라마가 아닌 주제의식이 살아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제작진의 바램이 이뤄질수만 있다면야 추위쯤은 아무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매주 월~화 오후9시55분 방영.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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