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명의도용 72% ‘주변사람’

최근 들어 신용카드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명의도용으로 인한 신용카드 피해상담 건수는 7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6건)보다 83.9%나 늘었다. 특히 명의도용 피해의 71.9%가 가족이나 친지ㆍ친구 등 주변 사람에 의해 발생했고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는 28.1%에 불과했다. 실제로 서울에 사는 40대 임모씨는 올초 한 카드사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카드대금이 연체됐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11년 전에 가출한 부인이 남편 명의로 카드를 발급받아 쓴 것이었다. 30대 주부 박모씨도 여동생이 자신의 이름으로 카드를 발급받아 3,000만원을 쓰는 바람에 자신이 대출을 받아 해결해야 했다. 카드 명의도용을 유형별로 보면 가족에 의한 것이 53.8%로 가장 많았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8.7%), `친척`(5.4%), `동거인ㆍ약혼자`(2.3%), `직장동료`(1.7%) 등이 뒤를 이었다. 남의 이름으로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한 금액은 `1,000만∼3,000만원대`(34.5%)가 가장 많았고 `500만원 이하`(30.1%), `500만∼1,000만원`(19.9%), `3,000만원 이상`(15.5%) 등의 순이었다. 부정 발급받은 카드 수는 `1장`이 63%로 대부분이었으나 `2~3장`(22.1%), `4~5장`(9.5%), `6장 이상`(5.4%)도 적지않았다. 남이 사용한 카드대금으로 신용불량자가 돼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은 경우도 5.8%나 됐다. 이경진 소보원 소비자상담 차장은 “가족간 명의도용으로 인한 카드피해는 금전적 피해 외에 이혼ㆍ가출 등 가정불화까지 초래하고 있다”며 “가족간이라 해도 남의 명의로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면 위법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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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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