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성숙한 국민의식 자랑스럽다

사상 최악의 지진참사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 일본에 우리 국민들이 정신적ㆍ물질적으로 성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의식이 그만큼 성숙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방사능 공포까지 겹친 사상 최악의 재앙에 따른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일본강점기 때 고통을 받았던 정신대 할머니에서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하자 첫 번째로 구조팀을 파견한 것도 한국이다. 후쿠시마 원전폭발에 따른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면서 지원과 성원의 물결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만에 하나 핵재앙이 현실로 닥칠 경우 우리도 가공할 재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역사적인 상처와 갈등을 넘어 이웃으로서, 그리고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이웃의 불행과 고통을 감싸 안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은 자랑스럽고 긍지를 가질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위기 때마다 보이던 사재기 풍조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인상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전세계에서 방사선 해독제, 요오드제 약품 등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에서 8,000㎞나 떨어져 안전한 미국에서까지 약품구입 열풍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일부에서 생수, 미역 및 일본제 식품, 기저귀 등을 사재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이렇다 할 동요 없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근거 없는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 말이 일본 원전사고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습되면 다행이지만 반대의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성숙된 국민의식을 발휘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악성 루머에 흔들리거나 사재기를 하면 혼란을 부추겨 피해를 키운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정부도 일본 원전사태와 관련해 필요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파악해 국민에게 알려줌으로써 국민이 근거 없는 루머 등에 휘둘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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