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연기금이 코스피지수가 1,900포인트를 돌파한 후 대형 정보기술(IT), 화학주들을 동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동반 순매수한 종목들은 실적 모멘텀이 뚜렷하거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들이라며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전망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9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6일 이후 15일까지 외국인과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조3,174억원, 4,143억원을 순매수하며 수급을 주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 나란히 포함된 업체는 LG화학ㆍ하이닉스ㆍ두산인프라코어ㆍLG디스플레이ㆍ호남석유 등 5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두 업종 모두 지난달까지만 해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업종이라는 점이다. 화학주들은 실적 둔화 우려로 지난달 초 이후 5일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달 초 이후 5일까지 코스피지수가 7.81% 오르는 동안 유가증권시장 화학업종지수는 2.28%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최근 화학업종의 실적둔화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대되면서 외국인과 연기금은 다시 화학주 순매수의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이 기간 LG화학과 호남석유를 각각 1,787억원, 664억원 사들였고 연기금도 200억원, 134억원을 순매수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실적 우려로 화학주를 대량 순매도하며 시장 주도주에서 밀려나는 듯했지만 외국인이 강한 순매수를 보이면서 다시 주도 업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연기금도 화학업종에 관심을 갖고 있어 향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연기금은 하이닉스ㆍLG디스플레이 등 주가는 저평가됐지만 3ㆍ4분기 실적 상승이 예상돼 대형 IT주들에도 관심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하이닉스의 3ㆍ4분기 순이익이 1조1,2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IT용 패널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 반전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나 연기금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주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외국인과 연기금은 중국 내수시장 확대정책에 수혜가 예상되는 두산인프라코어에도 각각 839억원, 173억원의 순매수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동반 순매수한 종목들이 실적ㆍ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향후 시장의 주도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시장의 수급을 뒷받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들은 수급 안정이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ㆍ실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