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北] [사설/8월 6일] 북한, 이제 남북대화에 나설 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게 2명의 여기자 석방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도 나설지 여부가 앞으로의 관심사다. 클린턴의 ‘깜짝 방문’으로 북미관계 전환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994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1차 북한 핵 위기를 대화 분위기로 전환시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 같은 분위기를 살려 남북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전직 대통령이자 현 국무장관의 남편인 클린턴의 북한 방문은 개인적인 형식을 취했지만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2명의 여기자를 바로 석방했다는 것은 상당한 물밑접촉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자 석방이라는 북한의 선물에 미국이 성의를 표시할 차례라는 점에서 북미관계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통미봉남(通美封南)’ 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이 대남 강경자세를 더 강화하는 오판을 하지 않을 까 걱정도 된다. 1년이 넘도록 남북관계는 얼어붙어 있다. 금강산 관광은 중단되고 개성공단도 앞날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미 정부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무시하는 정책을 펴왔다. 북한은 6자회담 거부는 물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벼랑 끝 대응을 해오다 유엔의 제재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굳게 닫혀 있던 대화의 문을 연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도 해빙될 수 있도록 남북 모두 노력해야 한다. 북한도 대화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문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과 대화의 물꼬를 트고 건강을 내외에 과시하는 정치적 성과를 거두었다. 후계체제 구축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남북대화에 나서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 없는 북미관계 개선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문을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억류돼 있는 현대 직원과 어선부터 조기에 석방해야 한다. 정부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이 초래할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인도적 지원 재개 등 탄력적으로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