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양심적 노장은 부활한다?

룰 위반 자진신고 "양심적 행동 보상인듯"<BR>46세 레먼, 안정된 플레이로 무서운 상승세

양심적 노장은 부활한다? 룰 위반 자진신고 "양심적 행동 보상인듯"46세 레먼, 안정된 플레이로 무서운 상승세 꾸준한 기량 향상과 양심적인 행동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톰 레먼이 24일 후나이클래식 3라운드 18번홀에서 티 샷을 날리고 있다./레이크 부에나비스타(미국 플로리다주)AP=연합뉴스 ‘양심적인 노장은 반드시 부활한다.’ 59년 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46세인 톰 레먼(미국)이 PGA투어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니어 투어 데뷔가 눈 앞이지만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최근 3개 대회 연속 마지막 라운드 공동 선두에 나선 데다 지난 주 아무도 모르는 룰 위반을 자진 신고해 벌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레먼은 24일 PGA투어 후나이클래식(총상금 420만달러)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 사흘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32세인 브리니 베어드와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레먼이 대회 최종라운드에 선두로 나선 것은 이번까지 3주 연속. 지난 10일 미셰린 챔피언십에서는 디키 프라이드, 안드레이드 스톨츠 등과 18언더파로 공동 선두였고 17일 크라이슬러 클래식 그린스보로에서는 12언더파 204타로 브렌트 가이버거와 공동 선두를 이뤘었다. 지난 달 벨 캐나다오픈 공동 4위로 시즌 첫 톱 10에 진입했던 레먼으로서는 최근 상승세는 놀라운 일. 지난 주 크라이슬러 클래식까지 올들어 18개 대회에 참가했던 레먼은 지난달 캐나다오픈 전까지 3번이나 컷 탈락하며 12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부진했었다. 그런 그가 무섭게 상승세를 타는 이유는 우선 지속적인 노력 끝에 자신에게 맞는 퍼터와 퍼팅 스트로크 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일반 퍼터와 롱 퍼터를 번갈아 사용하며 테스트했던 그는 손목의 미세한 떨림과 다소 불안정한 스트로크 때문에 미스 퍼트가 잦아지는 것을 발견하고 3주 전부터 롱 퍼터만 사용키로 했던 것이다. 여기에 그의 양심적인 행동이 자신감을 배가 시키면서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주 크라이슬러 클래식 3라운드에서 레먼은 2번홀에서 탭 인(톡 치면 들어가는 짧은 거리) 파 퍼트를 할 때 움직이는 볼을 건드렸다며 자진 신고, 1벌타를 받았다. 아무도 몰랐고 비디오 판독으로도 증명되지 않았지만 레먼은 5번홀까지 플레이를 마친 뒤 “나는 분명히 보았다”며 경기위원을 불렀다. 그리고 3번홀부터 5번홀까지 침묵했던 것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인지 6번홀에서 극도의 집중력 저하를 보이며 4퍼트로 더블보기를 하고 말았다. 당시 벌타 때문에 레먼이 손해 봤던 상금은 6만4,400달러. 하지만 그 벌타로 레먼의 마음의 평안과 선수들의 존경을 얻었고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도 안정된 플레이로 공동 선두까지 나서게 됐다. 레먼이 이날 후나이클래식 3라운드에서 파5의 4번홀에서 2온2퍼트로 이글을 한 뒤 파4의 13번홀에서는 세컨 샷이 그대로 홀인되는 행운을 안고 2번째 이글을 작성하자 선수들은 “양심적인 행동이 보상을 받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유명 선수 중에 양심을 속인 행동으로 두고두고 지탄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크 맥쿰버는 벌레를 치운다고 거짓말하며 스파이크 자국을 수리했다가 10년이 지난 뒤 그레그 노먼의 비난을 받았고 마크 오메라는 프랑스 대회에서 볼 마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일, 비제이 싱은 20년 전 아시안투어에서 스코어 카드를 속여 적었던 것 때문에 요즘도 눈총을 받곤 한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4-10-24 18:46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