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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참사와 관련해 수사당국이 사고 발생 닷새 만에 사고 당시 덮개를 지탱하고 있던 받침대(지지대)에 대해 하중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지지대는 4분 만에 반으로 갈라지면서 당시 사고 참상을 대변했다.
21일 오후2시께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사고 현장인 판교 테크노벨리 유스페이스(U-space) 광장에서 비가 오는 날씨 속에 진행됐다.
지지대 구조물 가운데 가로와 세로 1개가 사고 당시 떨어져 나가고 세로 1개만 남은 상태였다. 남은 지지대 1개를 대상으로 한 하중실험은 오후2시9분께 시작된 실험은 4분 만에 끝났다. '一'자 모양의 받침대는 실험이 시작된 지 4분 만인 오후2시13분께 '뚝' 소리와 함께 'V'자 형태로 휘어졌다. 받침대를 고정시키는 볼트도 한쪽 면에 박힌 3개 모두 떨어져 나갔다.
김진표 국과수 법안전과장은 "사고현장에 남은 받침대 1개(일자형)를 도르래에 연결한 뒤 아래쪽으로 잡아당겨 받침대가 하중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받침대가 사고 당시 한차례 과도한 압력을 받아 훼손됐을 가능성과 실험시 비가 내린 기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중값을 산출하게 된다.
수사당국은 이날까지 총 3차례에 걸친 사고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1~2차 조사의 경우 사고 구조물의 전반적인 시공상태 등에 대한 분석이었지만 이날 있었던 3차 조사는 환풍구 상단에 남아 있는 철제물 조사에 중점을 둬 하중실험을 진행했다. 김 법안전과장은 "하중실험 결과와 1~2차 정밀감식 결과를 종합해 25일께 의뢰관서인 경기 분당경찰서로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관련자 소환조사와 압수물 분석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 관계자와 시설관리·시공자 등 30여 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행사 당시 안전관리 책임 소재와 사고가 난 시설물의 관리 상태 등을 중점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기초조사를 조기에 완료하기 위해 과학수사 요원을 24시간 풀 가동해 행사 계약서와 일정표 등 문건, 컴퓨터 하드디스크, 관계자 휴대폰 등 20상자 분량의 자료 109점에 달하는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