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3월 16일] 공공기관, 연봉제 가능한가?

명문대 출신 인재들의 공공기관 선호는 새삼스런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민들이 인적자원의 우수성을 잘 인정하지 않는 곳 또한 공공기관이다. 뭔가 어색하지 않은가.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믿는 인재들 스스로 능력을 불신받는 직장에 들어가려 애쓰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공공기관이 대대적으로 보수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경쟁 강도를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해당 기관의 조직문화를 역량과 가치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봉제나 임금피크제도와 같이 말만 무성했던 쟁점 이슈를 정면 돌파해나가는 기관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할 만하다. 예를 들어 수자원공사는 '전직원 연봉제'를 선언하고 일 잘하는 조직 만들기에 나섰다. 업무성과와 보상체계를 일치시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구성원에게 의욕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신용보증기금의 임금피크제도는 고용안정과 신규채용의 균형을 찾았다는 점에서 배울 만하다. 절감된 인건비 재원으로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미래형 모델을 정착시키고 있다. 물론 같은 공공기관의 획기적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상황이 언제든 원위치할 것이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이 같은 부정적 시각은 공공기관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이미지다. 따라서 이제 막 시작된 보수체계 합리화는 성과주의 조직문화를 확보하려는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박수 쳐줄 만한 일이다. 일부 공공기관의 선진화 사례로 그치는 게 아니라 전체 공공기관의 개혁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함선이 클수록 깊은 바다가 필요하다'는 격언이 있다. 선진국 도약을 눈앞에 둔 대한민국 함선에 공공기관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기관 보수체계 선진화의 목적도 경쟁 심화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창출의 연장선일 것이다. 더 큰 가치를 창출시킬 우수한 인력을 위해 넓고 깊은 바다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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