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을 인수하려는 해외 매수주체의 실체가 베일에 가려진 채 25일 매수를 위한 실사가 시작됐다. 금융계에서는 실사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인수가격 협상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1ㆍ4분기 중 정식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매수자들의 요청에 따라 종로타워ㆍ브릿지증권 본사 등 두 곳에 실사장소를 마련하고 던컨 바커 영업지원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실사지원팀 10여명을 배치했다.
인수를 위한 실사에 나선 주체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수주체로 꼽고 있다. 또 외국계와 교보생명 등 국내 보험사의 컨소시엄도 새롭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HSBC 이외에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던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은 최근 중국 국영은행인 보하이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이 은행 지분 19.99%를 인수한 터라 현재로서는 금융기관 추가인수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사는 오는 12월15일까지 진행되며 제일은행의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16ㆍ17일께는 매수주체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실사는 주로 회계ㆍ법무법인 등 인수자들의 대리인이 나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HSBC 고위관계자들이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다음달 초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은행 안에 돌고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