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제의 책] 복사꽃 그 자리

"소외된 이들에 보내는 따뜻한 시선■김하기 지음/문학동네 펴냄 비전향 장기수의 참담한 생활을 그린 소설집 '완전한 만남'(1990)의 작가 김하기씨가 6년만에 세 번째 소설집 '복사꽃 그 자리'를 발표했다. 수록 작품들엔 '완전한 만남'을 관류하는 통일, 인간애, 주변인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여전하다. 특히 전향 장기수의 소외된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중편 '미귀(未歸)'가 눈길을 끈다. 남에서도 북에서도 주변인으로 내몰린 주인공 '그'는 북조선에서 철도부 공안원으로 남파됐다가 붙잡힌다. 모진 고문과 폭력이 난무하는 감옥에서의 선택은 죽음 아니면 전향뿐. 전향서를 내고 20년만에 출소한 뒤 사회적 냉대 속에서 시골 농장과 취로사업 등의 막일꾼으로 전전하던 '그'는 급기야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송을 쓸쓸하게 전송하는 처지를 맞는다. 소설집에는 이밖에 작가가 대학 2학년때 발표한 처녀작 '실현', 소설가와 창녀와의 의 사랑을 그린 표제작 '복사꽃 그 자리', 80년대 민주화 운동가의 명예 회복 문제를 제기한 '님을 위한 행진곡' 등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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