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 사물인터넷 성공하려면

사물인터넷, 단순한 통신 아니라 데이터 중심 산업혁명으로 봐야

가치있는 데이터 발굴해내고 수요자 중심 혁신 환경 조성해 ICT뿐만아니라 전 산업 적용을


최근 언론에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세계적 전시회인 CES·MWC·CeBIT 등에서도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네트워크망을 이용해 사물끼리 서로 통신한다'는 개념을 외국에선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가령 전구의 색상을 스마트폰으로 조절하는 디지털 전구, 몸무게를 재고 관리하는 체중계, 아기의 움직임과 체온을 부모에게 알려주는 배내옷, 슛의 궤적을 기록하고 분석해주는 농구공 등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엔 이렇다 하게 내세울 만한 성공사례가 아직 없다. 사물인터넷이 미래를 여는 핵심 키워드라고 말하지만 정작 혁신을 위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물인터넷의 핵심가치와 혁신주체 그리고 적용범위 등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사물인터넷이 제공하는 핵심가치에 대한 이해다. 우산이 말하고 머그잔이 말하는 세상이 왔다. 생활용품끼리 서로 소통하고 데이터를 보내준다. 그런데 '사물이 무엇을 말해야 사람들이 돈을 지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 성공한 외국 사례들은 모두 가치 있는 데이터와 관련된다. 예를 들면, 아기의 안전과 관련된 것은 너무 소중한 정보다. 사물 본연의 기능 외에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기꺼이 돈을 더 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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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사물인터넷을 통신의 한 형태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사물인터넷은 데이터에 관한 것이다. 즉 사물로부터 가치 있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통신을 수단으로 이용한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의 성공은 가치 있는 데이터의 발굴로부터 시작된다.

둘째는 사물인터넷의 혁신을 이끄는 선구자들에 대해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문제다. 데이터 가치는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중심의 사물인터넷은 수요자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 '변화는 변방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까지 외국의 사물인터넷 선구자들은 대기업이 아니었다.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등과 같은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플랫폼이 없었다면 수요자 중심의 혁신들이 봇물 터지듯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본다. 데이터 가치를 발굴한 수요자들이 창업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우리도 사물인터넷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외국의 플랫폼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사물인터넷의 적용범위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연결 대상이 모든 사물이다. 모든 생산품도 사물이고 대부분의 산업 활동도 그 생산품을 이용해 이뤄진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은 모든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

현재 사물인터넷을 정보통신산업의 한 분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만으로는 모든 산업에서의 혁신을 성공시킬 수 없다. 모든 관련자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 수요자 혁신 그룹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자들도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들이 사물인터넷의 가치를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야만 변화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다. 결국 각 분야 전문가들이 사물인터넷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적 관점에서 사물인터넷은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부를 만하다. 가치 있는 데이터의 발굴과 수요자 중심의 혁신, 그리고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한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사물인터넷 시대를 선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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