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롱쇼트펀드 아성 흔들리나

공매도 제한으로 운용 전략 효율성 떨어져

수익률 하락에 자금마저 대거 이탈 '이중고'


펀드시장의 대표주자인 롱쇼트펀드의 아성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침체된 펀드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집중적으로 자금을 빨아들이던 롱쇼트펀드가 수익률이 하락하며 자금마저 빠져나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설정액이 단기간에 급증해 운용하기 힘들어진데다 시장이 워낙 좁은 박스권이어서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롱쇼트펀드가 최근 기대 이하의 수익률로 비상이 걸렸다. 본격적인 해외 롱쇼트펀드인 '신한BNPP아시아롱숏자(H)[주혼-파생](종류A1)'의 경우 최근 한 달간 -3.54%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대신멀티롱숏자[주혼](Class A)'와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자 1[주혼]A'도 각각 -2.33%와 -1.62%의 수익률을 보이는 등 롱쇼트펀드 절반 이상이 지난 한 달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인 2.95%보다 저조한 모습이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의' 경우에는 최근 한 달간 570억원의 순유출을 보이며 수익률 저하와 자금 유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설정액이 2조원을 넘어서는 등 롱쇼트펀드에만 자금이 집중되면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좁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운용폭이 좁아진 것도 낮은 수익률의 원인으로 떠오른다.


롱쇼트펀드는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연 8%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월평균 0.6~0.8% 정도의 수익이 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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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롱쇼트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라면서 "덩치가 커진 롱쇼트펀드의 수익률은 둔화되고 있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매도 제한 등으로 운용전략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 수익 기회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최근 장세는 롱쇼트펀드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작은 박스권 상황"이라면서 "유일한 대안이었던 롱쇼트펀드에서 월평균 수익률 마이너스 행진이 지속된다면 펀드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롱쇼트펀드와 양대산맥을 이뤘던 가치주 펀드에서도 최근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박스권 장세에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일정 수익이 실현, 투자자들이 즉각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환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3월27일 이후 가장 많은 순유출이 이뤄진 상품은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로 이 기간 2,509억원이 빠져나갔다. 4월 들어서만 2,074억원이 순유출됐다.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도 같은 기간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고 3월까지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던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 1(주식)(A)'도 4월에만 102억원의 순유출을 보였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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