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병렬 측근도 “이미 끝났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8일 퇴진 요구를 전달 받고 "일단 오늘은 듣는 것으로 하겠다. 깊이 있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정면돌파냐, 항복이냐`의 갈림길에서 숨 쉴 틈을 찾고 있는 듯했다. 극적인 반전 카드를 찾아보려는 시간 끌기로도 보여진다. 하지만 그가 뽑아 들 뾰족한 반전 카드도, 그를 도와줄 지원군도 현재로선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의 측근 의원들의 상황 인식도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윤여준 의원은 "돌이키기는 힘들다. 그 길(사퇴) 밖에 더 있겠냐"고 했다. 임태희 비서실장도 "상황은 되돌릴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기세 등등한 혁명군 앞에 속속 투항하는 모양새다. 홍준표 의원만이 남아 있다. 그는 "최 대표는 대표직을 내놓지 않고 다만 선대위를 출범시켜 권한을 넘기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저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이 깨지더라도 무한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최후의 저항을 다짐했다. 최 대표는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표직에 대해서는 강한 집착을 보였다. 대구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나라당이 어려운 이유는 두 번의 대선패배, 특히 불법대선자금으로 인해 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지지도도 내려가는 가운데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산고의 진통을 뚫고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불출마로 당 내홍 사태가 수습될 것이고, 이후 대표직을 지키면서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온 그를 맞은 것은 대표직 사퇴를 넘어 정계은퇴까지 해야 하지 모르는 최대 위기다. 23만 당원의 경선을 통해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1985년 정계입문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해온 지 8개월만의 일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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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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